이헌조 전 LG전자 회장, 70억원 '실시학사'에 기부

2010-11-09     최우성 기자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78세)이 남몰래 큰 사랑을 실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9일 다산연구소 등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최근 후학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평생 모은 재산 70억원을 재단법인 실시학사(實是學舍)에 내놓았다. 

이 전 회장의 기부 사실은 본인의 뜻대로 그동안 알져지지 않았으나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의 기초학문을 도외시하는 최근 사회 풍토를 비판하는 기고글이 다산포럼에 실리면서 뜻하지 않게 알려지게 됐다.

송 교수는 이 글에서 "한 개인이 70억원이라는 거액을 희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기업경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순수 학술단체에 희사했다는 것이 더 놀라운 일"이라며 이 전 회장의 기부 사실을 소개했다.

이 전 회장은 서울대 철학과 출신으로 1957년 락희화학공업(럭키금성의 전신)에 입사했다. 84년 럭키금성상사 사장을 거쳐 금성사(현 LG전자) 사장·부회장·회장을 지낸 전문경영인 1세대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으며 LG그룹의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