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여교사-여중생, 머리채 잡고 몸싸움... 교사 권위 내동댕이

2010-11-12     이성훈 기자

전남 순천의 한 중학교에서 여교사와 여중생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몸싸움을 하는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려깊지 못한 교사의 행동은 학생들에 의해 그 권위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12일 전남도교육청은 "순천 모 중학교에서 10월 15일 1학년 수업도중 A교사(55)와 B학생(14)이 몸싸움 등을 해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수업 중 A교사가 딴 짓을 하고 있는 B학생에게 훈계하는 과정에서 머리를 때린 데서 비롯됐다.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학생은 "왜 학생의 인권을 무시하느냐"며 반발했다.

이 학생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했고, 교사는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머리채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치채를 잡힌 학생은 적극 대응했다. 왜 이러느냐며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둘이 몸싸움을 벌인 것. 놀란 주변 학생들이 말리지 않았다면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 간 난투극이 벌어질 뻔했다.

교사의 사려깊지 않은 태도는 즉각 학생의 반발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이 교사의 권위는 사실상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셈이다.

사건 발생 직후 학교 쪽은 선도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에게 전학을 권유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의 학부모는 학교 선도위원회의 '전학 권고'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대응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교사의 '지나친 체벌'이 원인이라며 해당 교사와 학교장 등 학교 관계자 6명을 직권남용과 폭력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

도 교육청 관계자는 "A교사도 정신적 충격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부모가 고소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법기관 판단을 지켜본 뒤 교사와 학생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