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또 10억원 기부... "재단이 썩었다고 동생들에게 등 돌릴 수 없어

2010-12-14     이성훈 기자

"제가 가는 곳의 재단이 썩었다고 해서 동생들에게 등을 돌릴 수는 없습니다."

가수 김장훈씨가 또 다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0억원을 내놓기로 해 연말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그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해 7군데에 모두 10억원의 사재를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4일 김장훈씨 측근에 따르면, 장애아동전문병원 건립을 위해 2억원, 반크와 카이스트에도 각각 2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또 독도 연구로 유명한 호사카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에 고지도와 역사적 자료 구입금으로 1억원을 내놓았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들과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함께 실어온 홍보전문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에게도 타임스퀘어 광고비로 1억원을 쾌척했다.

독도와 동해에 관한 고지도 및 역사적 자료들을 수집해 온 김혜정 교수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경희대 고지도박물관에도 1억원을 기탁할 예정이다. 한길안과병원의 소외계층 무료개안수술프로젝트지원을 위해서도 1억원의 성금을 내는 등 사회 곳곳에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김장훈씨는 광고 재계약금과 지난 10월부터 새해 연초까지 몰려드는 행사비를 모아 개인적으로 한 푼도 쓰지 않고 모두 힘든 이웃과 공익을 위해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김장훈씨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기부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최근 불거진 공익 모금재단의 비리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애정을 갖고 도와준 그 사랑들에, 어떤 재단의 잘못과 비리가 찬물을 끼얹은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뒤 자신 또한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지원하는 곳도 재단의 비리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했고, 정부의 여러 기관에 찾아가보았지만 공무원들이 책임을 회피하며 아무도 해결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질타했다.

그는 "공연을 끝낸 뒤, 내년 1월에 문화체육관광부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하나 하는 절박한 심정이지만 일단 마음 다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복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어차피 기부를 한다는 건 불우한 처지에 있는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 누군가에게 하는 것이지, 재단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만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기부에 대한 자신의 철학과 입장을 분명하게 말했다.

김장훈씨는 마지막으로 "제가 가는 곳의 재단이 썩었다고 해서 동생들에게 등을 돌릴 수는 없다"며 "마음은 아프지만 끝까지 중심을 잡고 나아가려 한다"라고 불우한 처지에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김장훈씨의 10억원 연말 기부금 전달식은 오는 20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