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국민 심판받겠다... 총선 출마" 정면 승부수

불출마 따른 역풍 염두 결심굳힌 듯... "은평구는 아무나 의원하는..." 문국현에 직격탄

2008-03-25     주영은 기자

공천 파동과 관련해 자신의 거취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 온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25일 총선에 출마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우회로를 택하기 보다는 정면돌파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서울 구산동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월 9일 총선거에서 은평을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에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며 총선 출마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어려울 때마다 돌아가지 않았던 저의 철학대로 더욱 낮은 자세로 더욱 당당하게 이 혼란의 한가운데를 뚜벅뚜벅 걸어 갈 것"이라며 "모든 오해와 음해를 뚫고 정권교체의 참뜻을 실현하는데 내 전부를 바치겠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힘에 따라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 뒤져 도망치듯 불출마 선언을 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을 일거에 잠재웠다. 이는 '꼼수정치' 등 불출마가 몰고올 만만치 않을 역풍을 염두에 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최근 당내 갈등과 관련해 "저는 대선승리 직후 섬김의 역사로 정치를 새로 시작하겠다고 저의 정치적 입장을 밝혔고, 어떤 이유로도 갈등과 분열의 중심에 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가 있다"며 "그동안 정치적 어떤 음해에도 대꾸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저를 사랑해준 국민 여러분들의 성원과 저를 반대해온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렴해 4월 9일 총선거에 압승을 거둬 국민 모두가 성공하는 시대를 열기 위한 대장정에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기 전에 그 지역을 대표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지역구인 은평을에 출마해 표갈이를 하고 있는 문국현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최근 은평을에 느닷없이 강남 도곡동의 수백억대의 부자이며, 결혼도 안한 딸들에게 수억의 금융자산을 용돈주듯 하는 사람이 출마한 것을 보고 황당함을 넘어 기가 막힌다"며 "은평구는 지역 발전과 무관한 개인의 정치적 야심을 채워주기 위해 아무나 국회의원을 시켜주는 그런 곳이 아니다"라고 '텃세'를 부렸다.

또 경쟁자인 문 후보가 쟁점화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 "이미 대통령께서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고, 저 또한 반대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국민의 뜻을 직접 묻는 방법을 택하도록 건의하겠다"면서도 "은평 지역 국회의원 선거공약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발을 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