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선 불출마 선언... 8.24주민투표에 올인

여권 대권 경쟁구도에 커다란 변화 예고... '복지 포퓰리즘' 맹비판

2011-08-12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저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2012년 대선에 불출마할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12년 대통령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은 그동안 전개돼 온 대권 경쟁구도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한다.

오세훈 시장은 12일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4일 치러지는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대선보다 더 중요하다며 대선 불출마 결심을 밝혔다.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는 그러나 여권 내 최대 강적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승산 없는 경선을 피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주민투표가 시작된 이후 7월과 8월, 면과 고통의 밤이 이어졌다"며 "주민투표의 역사적 과업에 수해까지 겹쳐 번민과 결단이 매일매일 반복됐고 이제는 저의 진심을 밝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제 거취의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저의 진심을 왜곡하고 있기에,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더 이상의 오해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대선 불출마 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8.24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모든 행정력을 쏟아붓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른바 '복지 망국론'을 펼치며 민주당 등 야당을 맹비판했다.

그는 "지금 세계 각국이 복지포퓰리즘의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아직도 퍼주기식 복지 주장하는 정치세력 있어 개탄스럽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집중했다.

오 시장은 "끔찍한 현실은 외면한 채 듣기에만 자극적이고 정작 알맹이는 없는 구호로 주민투표를 방해하는 데만 급급한 정당이 있다"며 "민주당은 양극화로 고통받는 서민들의 정서를 선거에 이용해 '부자아이'와 '가난한 아이'로 편 가르는 사회분열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안 제시나 실질적 해법보다는 어려운 사람들의 경제적 박탈감을 부추겨 계층 갈등을 조장하는 참으로 무책임한 정당이라고 공격했다.

오 시장은 "이제 과잉 복지냐 지속가능한 복지냐를 선택할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먹구름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분명히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이 대한민국 곳간에도 빨간불이 켜지기 전에 서울시민이 직접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복지포퓰리즘에 누군가는 분명한 제동을 걸어야 하고,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만이 표 앞에서 흔들리는 정치인의 행태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8월 24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입니다."

오 시장은 끝으로 "우리 아들․딸에게 아버지가 받고 있는 복지를 물려줄지, 빚과 세금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할지, 서울 시민들의 손으로 분명하게 선택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오 시장의 이러한 내용의 기자회견에 대해 야당은 '도박' '위선의 극치'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맹비판했다. 진정성을 보일려면 주민투표와 아무 상관없는 대권 불출마가 아니라 시장직을 걸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