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임시국회 '쇠고기 협상' 정면 충돌 예고

야 3당 '쇠고기 청문회' 열기로 합의... 한나라당 "정치공세" TV토론 제안

2008-04-23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여야 간에 쇠고기 협상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17대 마지막 국회인 4월 임시국회가 '쇠고기 국회'로 흐르면서 여야 간의 정면출동이 예고되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은 23일 국회에서 원내대표회담을 열어 쇠고기시장 전면 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를 4월 국회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야 3당은 쇠고기 청문회에 한나라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쇠고기 협상 공방 격화... "민생국회 외면말라" - "정치공세 중단하라"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에 대해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며 즉각 중단할 것과 여·야·정의 텔레비전 토론회를 역제안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만나 '쇠고기 협상 청문회'를 4월 국회에서 열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청문회에서는 ▲쇠고기 수입 협상 경위와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수입 쇠고기 안전성 문제에 대한 과학적 검증 ▲검역 주권의 문제 ▲축산 농가 대책 마련 ▲협상 무효화 추진 및 보완대책 등을 집중 다룰 예정이다.

야 3당은 또 청문회를 통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이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뜻을 같이했다. 앞서 민노당은 21일 쇠고기 협상 공동대응을 위한 야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고, 선진당은 22일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 바 있다.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청문회 요구를 정치공세라고 하는데 청문회를 안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정치공세"라며 "무엇이 무서워서 청문회를 거부하는 지 밝혀라"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야 3당 "쇠고기 청문회 반드시 관철할 것" 한나라당 전방위 압박

민노당 천 대표도 "민생을 살리자고 임시국회를 열기로 한 것인데 한나라당이 청문회를 거부하면 안 된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문제만큼 시급한 민생문제가 어디 있느냐"고 한나라당의 청문회 참여를 촉구했다.

또 선진당 권 원내대표는 "쇠고기 협상은 국민 건강과 관련된 중차대한 문제로 민생 차원에서 야3당이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 원내대표는 이에 앞서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쇠고기시장 개방은 축산 농가 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식탁의 문제이고, 어린 학생들 건강에 관한 문제"라며 "한나라당이 반대해도 야3당이 청문회를 관철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문회는 국회 과반 이상이 요구하면 실시된다.

한나라당 "축산농가와 정부 이간질 중단하라"... TV토론 제안

야당의 파상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은 쇠고기 협상안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시키려는 정치적 술수라고 맞받으며 청문회 대신 텔레비전 토론 등의 우회로를 선택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야권이 쇠고기 협상 타결을 둘러싸고 퍼주기니 자존심 운운하면서 국민 여론을 호도하고 정치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정확한 협상내용도 알아보지 않은 채 정치공세부터 펴는 것은 축산농가와 정부, 한나라당을 이간질시키고 국민 불안을 조장하려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쇠고기 문제를 빌미로 한미 FTA 비준안 마저 슬그머니 무산시키려는 것은 공당으로서 취할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라고 본다"며 "필요하다면 국민께서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여·야·정의 정책책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TV토론회를 개최하는 것도 좋겠다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과 상임위를 통해서 수입위생조건, 국내축산농가 대책에 대해서 얼마든지 따져 물어도 좋은데 야당이 구시대적이고 악의적인 정치선동을 계속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산지 소 값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정부가 마련한 축산농가대책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철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대은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이번 임시국회는 노무현 정권에 의해 동맥경화증에 걸린 민생경제를 뚫어주고 각종 사회범죄로부터 국민을 지켜주는 민생국회가 돼야 함에도 야당은 쇠고기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며 임시국회를 고병원성 정치꼼수로 살처분시키고 있다"며 "야당은 정치선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비난했다.

정운찬 장관, 민주당 지도부 설득... 반응은 '시큰둥'

한편 정운천 농수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민주당으로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를 방문하여 한미 쇠고기협상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정치권의 이해를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