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운동장, 8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2008-05-13     최우성 기자

서울 중구 을지로 7가 2-1번지 동대문운동장이 다음달 30일 완전히 철거된다. 앞서 지난 4월 10일 야구장이 시설 노후화와 기능 상실에 따라 철거됐다.

동대문운동장은 일제가 서울성곽을 허물고 동궁(훗날 히로히토)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1926년 3월에 건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체육시설이다. 1984년 잠실종합운동장이 건립되기 전까지 서울운동장으로서 각종 스포츠 행사가 이곳에서 개최됐다.

동대문축구장은 국내 아마추어 및 프로축구 등 주요 경기를 치러내며 명실공히 '국민축구장'으로 애용되었지만 시설물 노후로 2003년 3월 1일부터 임시 주차장과 풍물시장으로 이용돼 왔다. 운동장 후면부 일부는 자치구(중구청)의 쓰레기 집하장으로 활용됐다.

최근 축구장 내부 풍물시장 900여 개 점포 상인들이 새롭게 단장된 신설동 서울풍물시장으로 지난달 말 이주를 모두 끝냄으로써 82년 역사의 동대문운동장이 시민과의 고별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구조물 철거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운동장 내부의 관람석 의자 1만9000여 개 제거와 경기장 외부에 비산먼지를 억제하기 위한 가림막 및 안전시설을 우선 설치할 계획. 그런 다음 14일 '굿바이' 행사를 치른 뒤 1층 스탠드, 본부석, 조명탑, 전광판 등을 순차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

운동장이 철거되더라도 동대문운동장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릴 수 있는 축구장 북측 조명탑 2기는 현재 위치에 그대로 보존하고 동측의 성화대는 앞으로 조성될 공원으로 옮겨 보존된다.

서울시는 운동장 철거가 끝나면 전시·컨벤션, 디자인 정보센터 등의 다목적 문화공간 및 시민공원 기능을 겸비한 '동대문디자인 플라자 & 파크(가칭) 조성사업'을 오는 9월 지하굴토 공사를 우선 착수해 2010년 이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