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한미FTA 야당 대표 만나 협조구하기로

강재섭 대표, 당청 회동에서 건의... 국정쇄신안은 끝내 거론 안 돼 '무용론' 고개

2008-05-19     주영은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19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갖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를 위해 이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표는 "이번 주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할 수 있는 마지막 회기"라며 "대통령께서 야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의 협조를 당부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즉각 수용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또 당내 현안인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지만 애초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쳐 하나마나한 논의라는 비판이 들린다.

이 대통령은 복당 문제와 관련한 최근 당 최고위의 논의 내용을 강 대표로부터 설명 듣고 "복당 문제는 당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강 대표가 중심이 돼 잘 마무리해 달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밖에 실무급의 당정 협의 및 차관급 당정 협의를 상시화에 의견을 같이하고 보다 긴밀한 당정 협의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관심이 모아졌던 한나라당의 국정쇄신안 건의는 없던 일로 했다. 이와 관련해 조 대변인은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브리핑했다.

애초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과 당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고 '쇠고기 파동'에 대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되자 국정쇄신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당에서 이를 마련해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은 지난 16일로 예정됐던 당청 회동을 앞두고 책임총리제 강화, 정책특보 신설 및 쇠고기 파동에 대한 인적쇄신 등을 담은 국정쇄신안 초안을 마련했고, 이날 회동에서 대통령에게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당청 회동에서 국정쇄신책이 거론되지 않은 것은 당의 초안이 사전에 언론에 유출된 때문이라는 게 당의 설명이지만 "이럴 바에야 당 대표가 대통령을 만날 이유가 뭐냐"며 당청 회동 무용론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청와대 쪽에서 이 대통령과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재완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이 참석했고, 당에서는 강 대표를 비롯해 정진섭 대표비서실장, 조윤선 대변인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