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민주당에 한미FTA 4자회담 제안

"우리 넷이 만나서 FTA 결말내자"... 민주당 "쇠고기 재협상이 우선"

2008-05-28     주영은 기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2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민주당에 제안했다.

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한미 FTA 비준의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양당 대표와 또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었으니까 만나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한 번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이어 4자 회담 당사자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원혜영 새 원내대표, 한나라당에선 대표인 자신과 안상수 원내대표를 지목한 뒤 "오늘이라도 우리 넷이 만나서 FTA 문제를 결말내자"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전제되지 않으면 결코 한미 FTA 비준안 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민주당이 쇠고기 뒤에서 촛불이나 구경하고,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동안에 우리 경제는 더 시퍼렇게 멍들어 갈 것"이라며 "손학규 대표는 말로만 야당책임론을 거론하면서 빠져나갈 게 아니라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지금 당장 처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지금까지 국익과 직결된 한미 FTA에 대해서 단 한 번이라도 민주당을 설득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며 "이 문제를 끝내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거부할 경우, 국익을 외면한 국회의장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은 주어진 상황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라며 "그런데 민주당과 야당은 국익과 반대되는 쪽으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이 역주행을 당장 멈추라"고 주장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미 FTA가 국익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국익을 외면하는 것은 정치인의 마지막 양심과 책무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민주당 지도부의 국익을 위한 대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오늘이 사실상 민주당 입장에서는 결단의 날이 될 것"이라며 "FTA 비준을 해서 일자리 창출과 물가를 내리는데 동참을 할 것인지, 아니면 17대 국회를 역사적으로 망신시킨 다수당으로 낙인찍힐 것인지 선택해야 되는 날"이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