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지금이 미군정시대냐, 버시바우 정신차려"

항의서한 미 대사관에 전달... 민주당도 "한국민 무시한 오만불손한 태도" 맹비난

2008-06-04     최우성 기자

민주노동당은 4일 버시바우 미국 대사가 전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한국민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버시바우가 조선총독이냐"며 강하게 규탄했다.

민노당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한 미국 대사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채 대한민국 주권을 무시하고 한국 국민을 모독한 오만방자한 버시바우에 대해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며 "당장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3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출 중단을 요청한 데 대해 재협상 필요성을 일축한 뒤 "4월에 이뤄진 한미 간 쇠고기 협상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잘 이뤄졌다"며 "한국 국민들이 과학을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한국 국민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민노당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무시하고 국민을 모독한 발언"이라며 "지금이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제멋대로 좌우할 수 있는 미군정시대로 착각하고 있느냐"고 맹비난했다.

이수호 혁신재창당 준비위원장은 "버시바우의 말은 바로 부시 대통령의 발언이다.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부시가 한미FTA를 추진하며 쇠고기로 한국민을 농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끼어 있다"며 "패권논리로 우리나라를 짓밟으려는 미국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우리 국민은 결코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성희 집행위원장은 "버시바우가 21세기 조선총독이라는 말이냐. 지금이 미군정시대로 착가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한민국의 주권을 무시하고 국민을 모독하는 미국 패권과 제국주의 근성을 뿌리뽑기 위해 국민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흥분했다.

민주노동당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러한 뜻을 담은 항의서한을 미 대사관을 통해 버시바우 대사 앞으로 전달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도 이날 논평을 내어 버시바우 대사는 외교적 예의부터 먼저 공부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노은하 부대변인은 "대한민국 국민을 과학도 모르는 미개한 국민으로 비하한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은 한마디로 오만불손한 것"이라며 "버시바우 대사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의 성난 민심을 본국에 거짓없이 보고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