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BBK 관련 고소고발 모두 취하

"화합의 정치 위한 대결단"... 민주당 "쇠고기 정국 타개 기만책"

2008-06-05     석희열 기자

한나라당은 5일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이른바 'BBK 사건'과 관련한 민주당에 대한 고소고발 및 민사소송을 모두 취하 또는 취소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쇠고기 정국 타개를 위한 '꼼수'라고 받아쳤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BBK와 관련해서 민주당을 상대로 제기됐던 모든 사건의 고소고발 민사소송을 취하하기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의 이름으로 제기됐든 개인의 이름으로 제기됐든 모든 민형사 사건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것.

이와 관련해 조윤선 대변인은 회의 직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여야의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는 '화합의 정치'를 위한 대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여야의 갈등을 치유하고 허물도 포용하며 미래를 위한 '상생의 정치'를 열어나갈 것"이라며 "민주당도 우리의 진심어린 입장에 대해 화답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반응은 싸늘하다.

BBK 고소고발 사건의 당사자인 김종률 민주당 의원은 "이 사건이 사실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한나라당의 (김경준씨) 기획입국설 또한 거짓으로 드러난 이 시점에 한나라당의 고소고발 취하는 한미 쇠고기 국면의 정국 경색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기만책이며 꼼수"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진정한 국정 파트너로 존중한다면 대선 과정의 정치적 공방을 무차별적으로 고소고발한 것을 진정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순서"라며 "한나라당은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고 물타기해서 털려는 생각을 그만두고 기획입국설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