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의존한 전자여권, 알고 보니 불량투성이

전자여권 핵심기술 100% 외국에 의존...하자 문제 끊임없이 발생

2012-10-05     송유정 기자

여권발행으로 매년 1000억원 가까운 수입을 올리는 외교통상부가 지속적인 하자 문제 발생과 핵심기술의 수입품 의존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 김성곤 의원은 외교통상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전자여권의 핵심기술(e-Cover)이 전량 수입품에 의존한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외교통상부가 조폐공사에 의뢰해 제작한 전자여권은 조달의뢰 금액 1167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해외로 이미 유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납품된 전자여권의 지속적인 하자 발생으로 조폐공사가 예치한 보증금마저 환수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4차례 총 2140만장에 달하는 전자여권 발급이 조폐공사를 통해 진행됐고,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외교통상부가 한국조폐공사에 발주의뢰한 전자여권 e-Cover 입찰에서 낙찰된 업체가 공급한 핵심부품은 모두 수입품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 ▶2008년 245억원 ▶2009년 304억원 ▶2010년 325억원 ▶2012년 293억원이 제조비용으로 지출됐다. 총 1167억원의 제조비용 가운데 상당수가 해외로 유출됐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보완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4차년도를 기준으로 여권 제조 공정에 들어가는 부품의 제조국은 ▷독일(전자칩) ▷프랑스(운영체제) ▷일본 (안테나, 표지) ▷한국 (내지)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제품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검증된 국산제품이 여권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인 국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자여권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하자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해 IT 선진국으로서의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부적으로 발생한 문제별로 ▶휨현상으로 판독불량 ▶틀어짐, 벌어짐 현상 등의 지속적인 발생 ▶벗김 강도 항목에서 품질 저하 ▶수입산 전자칩의 판독오류 ▶수입산 전자칩의 통신불량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 품질검사에서는 1~3차 시험에서 시료샘플 가운데 적게는 16%, 많게는 100%가 휨현상의 불량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폐공사가 책자 휨현상을 품질검사 평가항목에서 누락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관용여권과 외교관여권에서도 불량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김 의원은 "여권의 품질은 국격과도 관련돼 있다"며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제시할 수 잇는 신분증이며, 국제적 규격 요건하에 엄격히 제작돼야 함에도 불량한 여권이 통용된다면 타국의 공항에서 판독불가 판정을 받는 웃지 못할 촌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자여권 보급율은 2012년 9월 24일 기준으로 65.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자여권이란?
사진, 지문, 홍재 등 신원 확인 정보가 입력된 마이크로칩이 들어간 여권을 의미한다.
(출처:지식경제부 지식경제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