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봇대 임대수익 7500억원... 안전관리는 '부실'

2012-10-17     김찬용 기자

일반 가정과 산업용 시설 등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전봇대(전주)의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안전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지식경제위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2008년부터 올 6월까지 7492억원의 전봇대 임대수익을 챙겼다. 그러나 전봇대 관리 부실로 전국 곳곳에 위험이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 의원이 한전에게 받은 국감자료와 의원실이 현장 조사한 결과, 한전은 통신사들로부터 전봇대의 수선 유지비 등의 명목으로 해마다 1600억원이 넘는 임대수익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전국 곳곳에서 전봇대가 부실하게 관리돼 붕괴, 감전사고 등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의 현장 실태 점검한 결과, 균열이 생기고 기울어진 정도가 매우 심해 금방이라도 쓰러질 우려가 있는 전봇대가 여러 군데서 발견됐다.

특히 오랫동안 관리를 하지 않아 수목이 전주를 감싸고 있고, 주상변압기가 심각하게 부식돼 감전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전봇대도 있었다.

또 기준 깊이 만큼 매설되지 않고 전주 번호표가 유실된 채 방치되고 있는 전봇대도 발견됐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한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반 국민들의 주거지와 인접한 지역에서의 전봇대 관리 부실은 커다란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매년 통신사들로부터 관리비 차원으로 1600억원의 전주 임대수익을 벌어들이면서 부실 관리를 한다면 예산 집행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철저한 관리를 거듭 당부했다.

국회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전 쪽은 인력 부족, 예산 타령을 하며 볼멘 목소리를 냈다.

한전 홍보실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우리나라에 넘쳐나는 게 전봇대인데 겨우 1600억원 가지고 되겠냐"며 "우리가 전주 임대수익으로 받는 돈은 전부 전봇대 고치는 데 쓰고 있고, 오히려 우리 사비 털어서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