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부조직개편 협상 난항... 새정부 출범 차질

새누리당 '원안고수, 4자회담' 제안... 민주당 "야당이 허수아비냐"

2013-02-14     석희열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정부조직개편안이 여야의 의견 대립으로 새정부 출범 전 합의가 사실상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조직 개편을 둘러싸고 여야의 기싸움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원안사수'로 버티고 있고, 민주당은 "야당이 허수아비냐"며 맞서고 있다.

서로 공방을 주고받으며 정부조직개편 여야협의체 논의는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여야 지도부(각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4자 회담을 통해 결판내자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 행안위 차원의 '3+3 안건조정위원회'에서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또한 '5+5 여야 협의체'를 즉각 가동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시간은 흘러 박근혜 대통령 취임 전 정부조직개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14일과 18일 국회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여야 합의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여야 협상에 대통령직인수위가 개입하면서 전혀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14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 민주당은 새정부 출범에 협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협상에 임하고 있으나 협상은 인수위가 주도하면서 식물여당, 허수아비 야당을 만들려는 것인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근혜 당선인을 직접 겨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정부조직개편을 아주 졸속으로 소홀하게 준비해놓고 여당이 원안을 고수를 하고 있다. 우리 국회는 그냥 지나가는 정거장이냐"고 인수위와 박 당선인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그동안 16개 문제점을 줄기차게 지적한 데서 한 발 물러나 '반부패, 검찰개혁' '경제민주화' '방송의 공정성 담보' '국민안전' '통상기능의 독립기구화' '인재육성' 관련된 6대 핵심 제안에 대해 정부여당의 수용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처음에는 16개 문제점에 대해서 확실하게 지적을 했지만 당내 토론에서 이것은 고치지 않으면 안 될 것에 대해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며 "이 정권이 출범하는데 발목잡는 모습으로 비쳐질까봐 협조할 것은 통 크게 협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조직 개편이 새 정부 출범 전에 마무리되느냐의 여부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당선인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여권을 압박하고 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모든 것은 저쪽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했고, 박기춘 원내대표는 "내일이라도 오늘이라도 여야가 조정위원회를 통해 협상해서 하루빨리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돼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당선인의 눈치를 보지 말라. 당선인 뜻이라고 하지 말라. 그야말로 이제는 협상을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에 있다. 책임지는 자세로 협상테이블에 다시 나와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두 당 지도부가 마지막 해법을 찾자며 '2+2 4자회담'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정부조직법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많이 바뀌는 부분도 없다. 이제 10인 체제에서 많은 논의를 했다. 결론만 내리면 된다"며 "여야 최고 정상들이 빨리 만나서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민주당을 재촉했다.

이 대변인은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북한 핵문제로 나라가 어지럽다. 세계로부터 우리나라가 주목받고 있다. 새정부가 산뜻하게 출발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거듭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오는 18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정부조직개편안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박근혜 정부 출범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