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이 대통령에게 대북특사 파견 건의

박근혜 대북특사설 급부상... 민주당 "아주 의미있는 제안" 긍정 평가

2008-07-23     김주미 기자

한나라당 박희태(사진) 대표는 23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등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북특사 파견을 건의하기로 했다.

차명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희태 대표가 최근 꼬인 남북 관계를 풀어내고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북측의 명백한 사과와 향후 조치를 받아내기 위해 한나라당에 계신 훌륭한 정치인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아주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에 따라 대북특사가 누가 되느냐에 당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한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차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북특사로 박근혜 전 대표를 고려하고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알아서 생각하라"고 말해 사실상 박 전 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당내에서 중량감 있는 정치인 1순위인 데다 2002년 5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대하고 만찬을 함께 하는 등 북 당국으로부터 극진한 대우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정치인이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은 언론과 접촉에서 "아직 공식 제안을 받은 바가 없는 만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대북특사 제안이 오면 거절한 이유는 없지만, 우선 북한이 대북특사를 받아들일 지를 먼저 파악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북특사로 박 전 대표 카드가 성사될 경우 당내 최대 계파인 친이-친박계의 관계 개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 연초 인수위 시절 박 전 대표를 중국특사로 파견하기도 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박 대표의 대북특사 제안해 대해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한 의미 있는 제안으로 받아들인다"며 "그러나 이 제안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전면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를 충분히 줘야한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