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8월 하순 대규모 정부규탄대회

조계종 대변인 승원 스님 밝혀... 종교 편향 종식 시국법회 예고

2008-07-31     최우성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에 대한 경찰의 강제 검문을 둘러싸고 불교계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의 불교 신자와 스님 수만명이 참여하는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종식을 위한 대규모 시국법회가 8월 하순 예고돼 있다.

조계종 대변인 승원 스님은 3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무원장 스님에 대한 강제 검문 사태와 관련해 "참으로 답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불교계의 수장을 경찰 공권력이 이렇게까지 했다는 것을 저희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승원 스님은 "현 정부에서 이어갔던 종교 편향이나 불교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은지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면서 "2000만 불교도와 더불어서 이번 사태에 굉장히 울분을 느끼고 어떻게 해야만이 불교 위상을 찾을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러한 종교편향 사례가 계속해서 일어날 경우 더 이상 한국사회가 종교나 문화적으로 평화지대가 될 수 없다"며 "대통령인 이명박 장로가 이 시점이 바로 한국 사회가 화합으로 갈 것인지 분열로 갈 것인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인 정비를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승원 스님은 특히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조치가 없을 경우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을 규탄하는 범불교 항의 집회를 8월 중에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전국적으로 스님들이나 중도들이 일련의 종교 편향 사태에 대해 불교계가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지 않느냐며 울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정부에서 적당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 전국 불자들과 스님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국법회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시국법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 "8월 15일이 스님들의 안거가 끝나는 해제일"이라며 "그 해제일 이후에 적당한 시기를 잡아서 전국의 스님들과 중도들이 참여하는 범불도 시국 법회를 지금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혀 8월 20일을 전후해 시국법회가 열릴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구체적인 조치나 납득할 만한 조치 상황이 아니라면 반드시 시국법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납득할 만한 조치로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 ▲어청수 경창청장 사퇴 ▲조계사 주변 경찰 병력 철수 및 검문검색 중단 등을 요구했다.

조계종은 이명박 정부가 끝까지 대안을 내놓지 않고 시간 끌기로 버틴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전국 3000여 개 사찰의 문을 걸어 잠그는 산문폐쇄에 들어가겠다고 엄중 경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승원 스님은 "산문폐쇄라고 하는 것은 불교에서 강구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불교계의 간절한 요구와 바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시간만 끌면서 사건 해결에 성의있게 나서지 않을 경우 산문폐쇄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태는 근본적으로 이 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