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정연주 사장 해임제청안 의결

경찰 호위 속에 친이 이사들만 표결 참석... 적법성 논란 거세질 듯

2008-08-08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2신 보강 : 8일 오후 1시15분]

8일 오후 12시38분, 시민사회단체의 거듭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KBS 이사회의 해임 제청이 결정됐다.

이사회는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최근 감사원의 해임 요구에 따른 정 사장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

이사회는 그러나 회의장을 완전 장악한 경찰의 사주 경계 속에 의결 정족수를 겨우 채우는 6명의 이사만 표결에 참석해 안건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져 적법성 논란이 예상된다.

애초 임시이사회는 전체 이사 11명 가운데 해외에 체류 중인 이춘발 이사를 제외한 10명의 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개회됐으나 오전 10시50분께 남윤인순 이사가 사복 경찰의 회의장 진출에 항의해 퇴장했다.

이어 11시가 조금 지나 유재천 이사장이 정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상정하자 이에 반대하는 이기욱, 이지영, 박동영 이사가 차례로 회의장을 떠났다.

결국 이사회는 친이명박 성향의 유재천 이사장을 비롯해 권혁부, 방석호, 이춘호, 박만, 강성철 이사 등 6명 만이 남아 표결을 통해 만장일치로 정 사장의 해임 제청을 결정했다.

이로써 KBS 이사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정연주 사장의 해임을 제청하게 되며 이 대통령은 KBS 이사회의 제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언론시민사회단체들과 민주당 등 야권이 '이사회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반쪽 짜리 이사회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어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감사원은 5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부실 경영과 인사권 남용 등의 책임을 물어 정 사장 해임을 KBS 이사회에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정 사장은 이에 반발해 7일 감사원을 상대로 해임요구처분 무효확인 청구소송과 효력집행정지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내놓은 상태다.

[1신 : 8일 오전 11시18분]

긴장 속 KBS이사회 시작... 일부 이사 퇴장 등 파행
경찰, KBS 본관 앞 차벽으로 요새... 사복 경찰관 50여 명 회의장 진입

정연주 <KBS>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의결하기 위한 KBS 임시이사회가 8일 오전 KBS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시작됐으나 사복 경찰이 회의장에 진입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KBS 이사회는 예정시간을 10분가량 넘긴 오전 10시10분께 이사회를 개회했으며 전체 이사 11명 가운데 유재천 이사장 등 10명의 이사가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장 주변에서는 KBS 노조, PD협회, 기자협회 등 언론단체 회원 50여 명이 '공영방송 사수' '낙하산 사장 반대'를 외치며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청원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KBS 본관 앞에는 경찰이 수십대의 전경버스로 차벽을 쳐 외부와 차단하고 출입자들의 신분을 일일히 확인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마치 80년대 원천봉쇄된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모든 출입자를 검문하던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KBS 이사회의 요청으로 수백명의 경찰이 KBS 본관 안으로 진출했으며, 이 가운데 사복 경찰관 수십명이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에 남윤인순 이사는 "경찰이 투입된 상황에서는 회의를 할 수 없다"고 항의하며 퇴장했다.

앞서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은 KBS 이사회의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을 받아들일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