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안철수 부산 발언... "민주세력, 친북세력과 결별해야"

2013-09-01     주영은 기자

안철수 국회의원은 1일 고향 부산을 방문해 각별한 의미를 되새기며 정치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이석기 내란 음목 사건'과 관련해 대한민국 양심적인 민주세력은 친북세력과 확실하게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의 혼란스런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결단해야 한다며 3자회담을 받아들일 것을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특히 부산이 앞장서서 기득권 구조를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를 향한 국민적 물결의 맨 앞에 서서 거친 물결을 받아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날 오후 4시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정책네트워크 내일 주최로 열린 '새로운 부산, 안철수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안 의원으리 모두발언 전문.

안녕하십니까, 안철수입니다.

지난 4월 국회등원한 후 처음 왔던 지역 일정이 부산이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서대신동에 있는 절에서 동자스님들이 제 손을 잡고 놔주질 않아서 한참 어울렸던 기억이 납니다.

한 계절 지나고 다시 여러분들을 뵙게 되었습니다.

제가 나고 자란 곳, 저를 키워준 고향 부산에 오니 마음이 각별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이 고향 선배, 후배 분들이셔서 그렇지요.

그 때 와서 정치의 역할에 대해 두 가지 말씀 드렸습니다.

정치의 내용은 국민들의 삶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어야 하며. 정치의 주체가 넓고 다양하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씀드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등원한 후 지난 넉 달 동안을 돌아보면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성과도 있었고 한계도 있었습니다.

국민의 삶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는 입법기관에서, 본회의에 성실히 출석했고, 법안에 소신껏 투표했습니다.

대표적 사례를 말씀드리면 NLL관련 정상회담대화록 원본 공개 표결 때가 그러했습니다.

국가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상식적이지 않은 사태를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 공개라는 전혀 다른 이슈로 돌리려는 상황을 보면서, 저는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국익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이 잘못된 판단으로 공개했다고 해서, 국회가 정식절차를 밟아 정상대화록을 공개한다면, 나쁜 전례가 되어 외교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민주주의의 근간을 어지럽히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개혁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데, 다른 논란으로 넘어가면 초점이 흐려지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겪으면서 성과라면 현안에 대해 입장과 소신을 밝히고, 실제 표결을 통해,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한계는 저 혼자서는 거대 양당의 강제 당론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국정원 개혁안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열어 중지를 모으는 등 여론을 환기시키며 개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도 열심히 했지만 조직화된 거대 정당을 이겨내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새정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내는 배를 제대로 띄워야하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굳게 다짐하게 한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많은 분들은 새정치를 갈망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 정치의 모습과 내용은 그렇지 못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여야 대치정국이 장기간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여야 대표회담을 거부하고 있고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이 전직대통령의 NLL 발언과 사초분실 논란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국정원 국정조사는 결국 파행으로 끝났고, 민생문제들은 계속해서 방치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통합진보당 이석기의원 문제까지 터져나왔습니다.

이대로라면 앞으로 정국은 더욱 혼란스럽고 민생은 계속 방치될 것입니다.

더 이상 정국이 표류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닙니다.
이제 혼란스러운 정국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양심적 민주세력들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친북세력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변화, 새로운 정치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치세력들의 적대적 공생구조를 깨고 대한민국을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로 만들기 위한 것입니다.

한데, 만약 누군가가 대한민국 체제 전복을 꿈꾸고, 그 목적달성을 위해 사회혼란을 조장하려 했다면 그건 진보도 민주도 아닙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고 대한민국과 국민에 대한 배신일 뿐입니다.

어쨌던,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불통과 일방통행에 반대하고, 괘도를 이탈한 국정원을 바로 세워야 할 중요한 시점에 이런 사건이 터져버렸습니다.

왜 하필 이 시점이냐를 따지기 이전에, 이 사건에 대한 신속한 진상규명과 분명한 실체가 밝혀져야 합니다.

또 차제에 양심적 민주진보세력과 친북세력은 확실하게 분리해야 합니다.
민주세력들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어떤 시도와도 타협하지 않고 싸워야 합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이석기의원 문제로 흩트려져 있는 국정원 개혁전선을 다시 다잡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번 사태를 이용하여 국정원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유야무야 시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의 이름으로 경고해야 합니다.

여권 일부에서 이석기의원 문제를 민주당으로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듯합니다. 저는 여야 정파를 떠나 통진당 사태를 민주당과 연결시키려는 어떤 정치적 음모나 논리적 비약에도 반대합니다.

여당 일부에서 혼란상황을 이용하여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짧은 생각을 한다면,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당이 거대한 의석수를 갖고서도 장기간 대치정국을 풀어내지 못하는 초라한 위상부터 먼저 고쳐야 합니다.

지금 국회에는 여당이 안 보입니다. 의회민주주의의 제 1당이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스스로 국회를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합니다.

그런점에서, 저는 오늘 박대통령께 여야대표와의 3자회동을 다시한번 촉구합니다.

박대통령께서는 선거때 소통의 정치를 약속하셨습니다. 그 약속이 진심이었다면 지금 형식에 얽매여 야당과의 대화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야당의 목소리에 열 번, 백번이라도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야당의 목소리는 곧 그 야당을 지지하는 국민의 목소리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78%가 야당과 대통령간의 대화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제 박대통령께서 직접 결단을 내려, 대치정국을 끝내고 여야 대화의 창을 활짝 열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존경하는 부산시민 여러분,

새정치세력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으로 그 맥을 이어오고 지켜 왔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부산은 늘 민주주의를 지켜주고 키워준 역사의 심장이었습니다.

이러한 부산이 앞장서서 기득권 구조를 깨야 합니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기득권적 사고로는 미래를 열어 갈수 없습니다. 새로운 정치세력은 부산의 전체야권과 중도층을 대표하며 새누리당과 건강하게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진정으로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고, 미래를 생각하는 모든 세력은 새정치 세력의 깃발로 결집하게 될 것입니다.

기득권 세력의 집요한 견제와 흠집 내기에도 불구하고, 만들어지지도 않은 신당의 지지율은 25% 내외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기성정치, 기성정당을 불신하는 무당층은 25%에서 많게는 37, 38%까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새정치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 민심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낡고 현실에 안주하는 정치로는 부산의 미래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대한 정치적 전환기에,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부산민심을 진정성 있게 대변할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은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지 부산뿐만이 아니라 전국적 현상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새로운 정치세력은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변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미래 세력의 기대와 희망을 제대로 담아낼 것입니다.

장강의 뒷 물결은 앞 물결을 밀어내고(長江後浪推前浪), 세상의 새 사람은 옛 사람을 바꿔친다(世上新人換舊人)고 했습니다.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자신들만의 적대적 공생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로의 전진을 기피하고 자신들만의 리그를 고집한다면, 새정치의 도도한 국민적 물결은 결국 거대한 장강의 물결을 밀어내고 말 것입니다.

저 안철수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국민적 물결의 맨 앞에 서서 거친 물결을 받아칠 것입니다.

부산시민 여러분,
과거 부산은 민주주의의 심장이었습니다.
 
부산은 새로운 정치동력과 성장동력이 절실합니다.
이제부터는 부산이 대한민국의 새정치의 심장이 되게 해 주십시오.
새로운 정치로 새로운 부산의 미래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