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최강 쿠바 꺾고 '세계 지배'

진검승부 끝에 3:2 극적 승리... 올림픽 사상 첫 우승 금자탑

2008-08-23     이성훈 기자

세계 최강 한국 야구가 파죽의 9연승으로 최강 쿠바를 물리치고 세계를 완전 지배했다.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이 전승으로 세계 정상에 등극한 것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3일 오후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벌어진 베이징올림픽 야구 결승전에서 쿠바를 상대로 3:2 한 점 차 승리로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한국 야구는 올림픽 출전 사상 첫 우승 금자탑을 쌓았다.

큰 경기에서는 역시 경험 많은 국민 타자 이승엽이 강했다. 이승엽은 1회 초 2사 1루에서 쿠바의 선발 투수 좌완 곤잘레스의 바깥 쪽 직구를 받아 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두 점짜리 홈런을 때려 냈다. 전날 일본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두 점짜리 홈런이었다.

쿠바의 반격이 시작됐다. 1회 말 쿠바의 3번 엔이케즈 한국의 괴물 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한 점짜리 홈런을 쳐내며 한국에 한 점 차로 바짝 따라 붙었다.

7회 초 2:1 상황에서 한국에 또다시 기회가 찾아 왔다. 2사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9번 타자 박진만이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쳐냈다. 이번 대회 첫 안타였다. 이어 이종욱이 풀카운트 접쩐 끝에 볼넷으로 살아 나갔다.

2사 주자 1, 2루 득점 찬스에 한국팀의 다크호스 2번 이용규가 타석에 들어섰다. 이용규는 쿠바의 바뀐 투수 라소를 상대로 초구를 적극적으로 받아 쳐 오른쪽 담장을 맞히는 깊숙한 2루타로 박진만을 홈으로 불러 들여 3:1을 만들었다. 사실상 승기를 굳힌 것이다.

그러자 쿠바는 무쇠팔 투수 라소를 강판시키고 35살의 백전노장 로드리게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로드리게스 2사 주자 2, 3루 위기에서 김현수를 공 한 개로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공수 교대.

7회 말 쿠바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쿠바의 강타자 5번 벨이 타석에 올랐다. 벨은 류현진의 3구를 그대로 받아 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한 점 홈런이었다. 산발 3안타 가운데 2개가 한 점짜리 홈런이었다.

3:2, 손에 땀을 쥐게 하는 1점 승부가 펼치지는 가운데 한국에 또다시 고비가 찾아 왔다. 쿠바의 9회 말 공격. 9부 능선에 선 한국 대표팀에게 1사 만루의 위기가 닥쳤다.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간 2번 올리베라가 3번 엔티케즈의 희생 버늩로 2루까지 진루했다. 1사 주자 2루의 위기 상황. 흔들리는 류현진, 상대팀의 4번 세페다와 5번 벨에게 잇따라 볼넷 내주며 1사 주자 만루의 위기.

주심 판정에 불만을 품은 포수 강민호가 미트를 집어던지며 항의하다 퇴장. 포수 진갑용, 투수 정대현으로 교체. 절체 절명의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투수 정대현이 침착하게 쿠바 6번 구리엘을 유격수 땅볼로 병살을 잡아 대승부를 마무리했다. 드라마 같은 극적인 짜릿한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