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84% "MB정부, 6개월 성적 실망스럽다"

세계경영연구원 설문 조사 결과... "MB식 실용주의 국정철학으로 부적절"

2008-08-31     이성훈 기자

친기업(비지니스 프렌들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이명박(MB) 정부의 출범 6개월 간의 성적에 대해 정작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계경영연구원(IGM)이 8월 한 달 간 CEO 118명에게 지난 6개월 간 MB 정부의 성과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가 '기대 이하'라고 평가했다.

특히 20%의 CEO는 '매우 기대 이하'라고 혹평했다. 반면, 기대 수준이거나 그 이상이라는 의견은 16%에 불과했다.

MB 정부의 성과를 '기대 이하'로 평가한 CEO들(100명)은 MB 정부가 성과를 낼 수 없는 주요 원인으로 ▲시장/반시장주의가 혼재된 정체성 없는 정책 노선(30%) ▲적재적소 인사배치 실패(21%) ▲정치력 부족(19%)을 꼽았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 철학인 이른바 'MB식 실용주의'에 대해서도 절반이 넘는 52%의 CEO들이 "국정 철학으로 부적절하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CEO들은 그 이유로 '한 나라를 이끄는 깊이 있는 철학과 가치의 뒷받침이 없다'(48%)를 꼽았다. 국정철학으로써 MB식 실용주의가 '형식보다 내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적절하다'는 의견도 31%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친기업적'이라는 데는 대다수의 CEO들이 공감을 나타냈다. '반기업적'이라는 의견은 극소수에 그쳤다.

응답자의 77%는 '친기업적'이라는 평가를 내렸으나 '정책이 혼란스러워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20%나 됐다. '다소 반기업적인 측면도 있다'고 느끼는 CEO들은 3%에 불과했다. 

많은 CEO들은 또 이명박 정부가 의욕적으로 밑어붙이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에 대해 어렵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정책 과제로 꼽았다.

공공기관에 대한 민영화, 통폐합, 기능 조정의 내용을 담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68%가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각이나 통폐합보다는 인사, 규제 개혁, 경영 혁신 등의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은 17%였다.

내년 연말이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근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과반수가 훨씬 넘는 65%의 CEO가 찬성표를 던졌다. 1~2년 새 우리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후 6개월의 정치적 행보는 전반적으로 중도(42%) 또는 보수(37%)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진보적이라는 의견을 6%에 그쳤다.

한편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선택이 옳았다는 응답이 압도적 다수(83%)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