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가계 휘청... 주거용 부동산 경매 급증

물가 오르고 금리는 뛰는데 부동산값은 내려... 가계 재정에 빨간 불

2008-09-04     최우성 기자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뛰면서 서민 가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가계 재정 상태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주거용 부동산의 법원 경매 물건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동산 경·공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8월 수도권 지역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진행건수는 모두 2085건으로 7월(1493건)에 비해 40%나 폭증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월부터 7월까지 1000건대에서 소폭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던 진행건수가 8월 들어 처음으로 2000건을 넘어선 것이다. 지지옥션 쪽은 이러한 증가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건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법원의 경매계(경매사건 담당 부서) 숫자도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들어 평택, 천안, 목포, 강릉 등 8개 지방법원 또는 지원에 10개의 경매계가 새로 생겼으며, 6, 7월에도 5개가 새로 생겼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강릉지원으로 3개의 경매계가 새로 생겨 앞으로 이곳의 관할지역인 강릉, 동해, 삼척의 경매 물건이 대폭 늘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물건 수는 연중 최고 수준인 반면 낙찰률, 낙찰가율, 평균경쟁률 등 경매시장의 대표적인 지표들은 하나 같이 연중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8월 수도권 지역 주거용 부동산의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각각 49.4%, 89.5%로 올해 들어 한번도 깨지지 않았던 낙찰률 50%, 낙찰가율 90%가 무너졌다. 평균경쟁률도 6.2명에 그쳤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부동산값이 떨어지면서 금융권에서 채권 회수의 강도를 높여 시간적 유예를 두지 않고 경매로 넘기고 있다"며 "가계 사정이 어려워진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