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자회담, 합의 실패... 내일 다시 쟁점타결 시도

김한길 "특검 받아라" 새누리당 압박... 황우여 "예산 등 민생현안부터 처리하자"

2013-12-02     주영은 기자·김주미 기자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4자회담이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는 2일 오후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국회에서 4자회담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 현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여야 대표들은 그러면서도 정국의 엄중함에 인식을 같이 하고 3일 오전 10시에 다시 만나 쟁점 타결에 나서기로 해 여지를 남겼다.

여야 4자회담이 열리고 있는 도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이 반대하는 황찬현 감사원장, 김진태 검찰총장, 문형표 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해 회담에 방해를 놓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4자회담에 앞서 황우여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허심탄회하게 모든 문제를 이이야기하고, 국민들께서는 정기국회 내에 좋은 결실을 맺으라는 말씀이시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여야가 합의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어 "지금 국내외 환경이 위중하기 때문에 국회가 민생과 국익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할 때이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국민 앞에 자랑스러운 국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한길 대표는 "정치가 사라졌다. 이래서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할 수 없다"고 강한 톤으로 여권을 압박했다.

김 대표는 "지난 월요일에 황우여 대표를 만나서 정국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4인협의체'의 가동을 제안했는데, 그때 황 대표께서는 '3, 4일만 시간을 달라'고 하셨지만, 새누리당은 4일째 되는 날에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날치기 처리로 답했다"고 까칠하게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많은 것들이 잘못되어 있지만, 오늘의 회담이 우리 정치를 복원하고 정국 정상화의 해법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3층 귀빈식당 별실1호에서 포토 타임과 공개 발언을 마친 뒤 여야 대표들은 바로 옆 별실4호로 자리를 옮겨 배석자 없이 75분 동안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 직후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과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 네 분께서 오늘 오후 2시35분부터 3시50분까지 약 1시간15분 간 현 정국 상황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나 의견 접근 및 미타결 쟁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여야 대표회담이 아무 성과없이 끝났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두 당 대변인은 한 목소리로 "만난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봐달라"고 했다.

예상대로 김한길 대표가 특검을 받을 것을 새누리당에 강하게 압박했고, 황우여 대표는 "재판중인 사안에 특검을 수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관련 의혹 사건들은 특검에 맡겨 속도감 있게 진상규명을 할 것을 주장했다. 또 재발방
지를 위한 제도개혁은 특위에 맡기고, 여야는 법안과 예산 심의에 전념하자고 거듭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속도조절론을 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사법부 판단이 나온 뒤에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하자는 것이다. 대신 예산안 등 민생현안부터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 4자회담이 열리고 있던 시각에 맞춰 황찬현 감사원장과 김진태 검찰총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에 민주당은 "오늘 여야 4자회담이 감사원장 등의 임명강행을 위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사전 각본에 의한 쇼였는지 밝혀야 한다"고 각을 세웠다.

민주당은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3일 오전 10시에 예정된 여야 4자회담에는 응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