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멜라민 용기에서 발암 물질 검출

보건 당국, 부적합 중국산 용기·기구류 최근 70건 적발, 235톤 폐기

2008-09-25     주영은 기자

멜라민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로 수입된 다량의 중국산 용기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수입 멜라민 용기에서도 납과 포름알데히드 등 독성물질이 검출돼 폐기된 사실이 밝혀졌다.

한나라당 임두성(보건복지가족위) 의원은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수입식품 부적합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05~2008.7) 중국산 용기·기구류에서 납, 카드뮴 등 각종 중금속과 용기에 사용해서는 안 될 환경호르몬이 검출돼 적발된 건수가 모두 70건이나 됐다. 폐기량도 무려 약 235.1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사유를 보면, 납 검출로 인한 부적합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카드뮴 검출 건수가 9건, DEHP(환경호르몬) 검출 건수도 5건에 이르렀다. 특히 올해 4월에 수입된 한 비닐 랩(기구류)에서는 DEHP가 기준치(1.5ppm)보다 무려 1564배나 많은 2346.6ppm이 검출됐다.

일부 멜라민 용기에서도 납과 강력한 발암 물질인 포름알데히드가 각각 2006년 12월과 올 4월 기준치의 3~5배 이상 검출돼 4.6톤에 이르는 해당 용기 제품이 전량 폐기되기도 했다.

한편 2007년도 식약청 수입 식품 검사 연보에 따르면, 2006년 국내에 수입된 용기·기구류는 18만8786톤이며, 이 가운데 중국산 용기·기구류가 6만2094톤(32.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임 의원은 "원료에서부터 가공까지 아무리 철저한 관리를 통해 안전한 식품이 생산된다 하더라도 그것을 담는 용기나 조리 기구에 유해 물질이 함유돼 있다면 국민 식탁은 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식품뿐만 아니라 식기와 조리 기구 등에 대해서도 엄격한 기준 마련과 당국의 지속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