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씨 사망 직전 "3분 동안 서럽게 울었다"

경찰, 수사 브리핑... "내 죽거든 산에 뿌려줘" 지인과 통화하며 울먹여

2008-10-03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거야, 우리 애들 크는 거 잘 지켜봐줘." "이 세상에서 젤 사랑하는 00아, 언니가 혹 무슨 일이 있더라두 애들··· 잘 부···." "내가 죽거든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줘."

고 최진실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절친한 후배에게 전화를 걸어 3분 동안 말없이 서럽게 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마지막 통화 "너무 힘들다. 우리 애들 잘 지켜봐줘"

마흔 짧은 삶을 불꽃처럼 살다 2일 마감한 최씨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진실씨는 2일 새벽 0시47분께 모 여성잡지 김아무개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하염없이 울음보를 터뜨리다 "힘들다"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김 기자가 "누나가 왜 죽어, 거기가 어디야"라고 달랬지만 최씨는 "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 거야, 우리 애들 크는 거 잘 지켜봐줘"라고 죽음을 예비하는 듯한 말을 하며 계속 울먹였다.

이상한 예감에 당황한 김 기자가 "그러지 말라"며 진정시켜보았으나 최씨는 "너무 힘들다. 너 내 동생 맞지?"라는 말을 남기고 통화가 끊겼다. 최씨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전화 통화이다. 두 사람의 통화는 7분34초 간 이어졌다.

1일 CF 촬영, 전날 밤 울어서 얼굴 부어 불발... "속상해"

앞서 최씨는 1일 오후 제약회사 광고 촬영이 예정돼 있었지만 인터넷에 사채 관련 거짓 글을 올렸던 백아무개씨와 전날 밤 전화 통화를 한 뒤 잠을 못 자고 울어서 얼굴이 부어 촬영을 못하게 되자 속상해 했다고 매니저 박아무개씨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속상해 하는 최씨를 소속사 사장이 위로하기 위해 근처 순댓국집으로 데리고 가 오후 5~7시까지 식사와 소주 3병을 나눠 마셨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후 최씨는 청담동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연예 관계자 5명과 함께 밤 11시까지 술을 마신 뒤 매니저와 함께 11시35분께 귀가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귀가하는 길에 차 안에서 최씨는 매니저에게 "3일 개천절이 애들 운동회인데 어떻게 하느냐, 가기 싫다. 속상하다"고 푸념했다. 이어 "왜 내가 사채업자가 돼야 하느냐, 연예 생활 그만하겠다. 죽고 싶다"며 고통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죽음을 예비하는 듯한 말을 남겼다. 최씨는 "애들 항상 지켜주고 니가 항상 옆에 있어줘"라고 매니저에게 마지막 말을 했다. 매니저 박씨는 "최씨가 전에도 삶을 비관하는 말을 했으며,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사랑하는 00아, 애들 잘 부탁해... 그리고 미안해"

최씨의 통화 내역 및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한 경찰은 2일 새벽 0시16분께 소속사 사장이 보낸 '냉정과 정열' 이후 수신 메시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발신 메시지는 2일 새벽 0시42분께 메이크업 담당자인 김아무개씨에게 "이 세상에서 젤 사랑하는 00아, 언니가 혹 무슨 일이 있더라두 애들··· 잘 부···", 이어 0시45분께 보낸 "미안해"라는 말이 최씨가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문자 메시지였다. 

최씨의 통화 내역은 2일 새벽 0시47분께 여성잡지사 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7분34초 간 서럽게 울면서 통화한 이후 기록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