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11 KBS대책회의에 총력 공세

정세균 "한나라당 피는 못속여"... 국정원 포함 국정조사 요구

2008-10-24     석희열 기자

민주당은 24일 청와대와 국정원이 개입된 이른바 '8.11 KBS대책회의'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시나리오가 만천하에 드러난 사건이라며 총력 공세에 나섰다.

8.17 KBS 7인 회동에 앞서 열린 이 회의에는 최시중 방통위원장,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 나경원 한나라당 6정조위원장, 김회선 국정원 2차장 등이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체적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황상 당시 정연주 KBS 사장의 거취 문제를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세균 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이 이 회의에 참여해서 언론 장악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그야말로 5공시절 관계기관 대책회의 부활"이라고 맹비난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의 피는 속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격한 표현 써가며 "5공 회귀 한나라당, 정말 시대 착오적인 발상에 대해 단호하게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문방위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언론 장악 내지 방송 장악을 위해 각종 기관이 광범위하게 개입이 돼 있고, 한나라당의 방송 장악 언론 장악 의도가 구체적으로 실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국내 정치는 물론이고 가장 예민하고, 민주주의 근간인 언론 문제를 논의하는데 국정원이 함께 개입했다는 것은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라며 "당 차원에서 국정원을 포함한 국정조사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유정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공세에 가세했다. 김 대변인은 특히 한나라당 대변인 출신의 나경원 의원을 정조준했다.

김 대변인은 나 의원에 대해 "참여정부 시절,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으로서 방송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하라고 누구보다 앞장서 큰 소리 쳐온 사람"이라며 "기자실 통폐합 문제를 두고도 언론 자유의 조종이 울리는 날이고 언론 말살 3적은 국민 앞에 사죄하라는 논평을 했던 장본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나경원 의원이 KBS 대책회의에 참여했다는 것은 자기 부정이며, 후안무치한 일이다.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민주당은 문제의 8.11 KBS대책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을 모두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KBS 및 YTN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한나라당에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