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경제 위기 대통령이 초래한 거냐"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서 불만... 의원 호통에 "이러면 국가신인도 더 떨어진다"

2008-11-06     석희열 기자

한승수 국무총리는 6일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초래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민주당 홍재형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질타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자 이같이 불만을 터뜨렸다.

또 홍 의원이 현 경제팀의 정책 오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이명박 정부를 '무신뢰-무능력-무서민·지방'의 '3무 정부'라고 공격하자 "해외 경제당국에서도 지금 경제 전문가 출신인 홍 의원의 말에 귀 기울이고 있을텐데, 이런 얘기를 하면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가 신인도에 금이 가는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경제에 문제가 있다고 그때마다 대통령이 나와서 국회에 사과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지금 정부에서도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믿고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우리 정부가 2400억 달러 있다고 해도 믿지 않고 요동치던 시장이 미국에서 300억 달러 빌려주겠다고 하니 금방 안정되는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 아니냐"며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다그쳤다.

한 총리는 "24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불안이 조성될 이유가 없었음에도 불안이 조성된 것은 해외에 대한 우리 정부의 외화 보유 사정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해외 언론 및 외신 기자들과 자주 접촉을 해 한국 사정을 잘 설명하겠다"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이 정부가 위기 대응 능력이 없어도 너무 없고, 시장의 신뢰도 완전히 잃고, 내놓은 대책은 시장의 불안을 날려버릴 만큼 과감하지 못하고 찔끔찔끔식이었다"며 "그 결과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GDP의 1/3 이상 금액의 주식 자산 가치가 허공에 사라졌고, 원화 대외가치는 36% 떨어졌으며 외화 보유고도 연초에 비해 30% 줄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가 되면 이명박 대통령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듭 대통령의 사죄를 촉구한 뒤 "경제팀도 지금 당장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