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오바마 당선자와 첫 통화

한미동맹 강화 확인... 오바마 "가까운 시일 내 만나고 싶다"

2008-11-07     석희열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오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사람은 통화에서 금융 위기 등 두 나라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자가 이날 오전 7시17분부터 10여 분 간 한미 동맹 강화 문제와 금융 위기, 북한 문제 등 주요 현안들에 대해 폭넓게 얘기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자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은 이 대통이 먼저 "(대통령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변화와 희망에 대한 미국 국민의 기대가 매우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들이 기대하고 있다"며 덕담을 건넸다.

그러자 오바마 당선자는 "한국과 한국민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며 "하와이에서 자랐고, 많은 한국계 미국인들과 접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민과 한국에 대해서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당선자는 이어 "불고기와 김치를 좋아하고, 가장 좋아하는 점심 메뉴 가운데 하나가 불고기"라며 "대통령님과도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이 대통령에게 친밀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을 주의깊게 보았다"며 "당선인이 하와이와 해외(인도네시아)에서 보낸 어렸을 때의 삶과 라이프 스토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며 호응했다.

인사를 마친 두 사람은 세계 금융 위기와 북핵 문제 등 두 나라 사이의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서 폭넓게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두 나라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또 동북아 및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두 나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당선자는 "이미 한미관계가 긴밀하지만 이를 한층 더 강화하고 싶다"며 "두 나라의 강화된 동맹관계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초석이라고 생각한다"고 적극 공감했다.

이 대통령이 통화 중간에 미국 쪽 통역한테 통역할 필요가 없다고 하자 그 얘기를 듣고 오바마 당선자는 "대통령님의 영어가 제 한국어보다 훨씬 낫다. 저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밖에 하지 못한다"고 조크를 던지기도 했다. 

이동관 대변인은 "오늘 오바마 당선인과 이명박 대통령의 통화는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그리고 신뢰가 배어 나온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통화에서 오바마 당선자는 이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뵙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다자정상회의 때 두 사람의 별도 회담이 성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