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요구 점차 탄력받나

추미애, '재협상 준비기획단' 구성 제안... 박선영 "선비준은 순진한 생각"

2008-11-12     석희열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재협상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재협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재협상 준비기획단 구성을 정치권에 제안해 놓은 상태다.

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12일 "미국이 요구해 올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대비와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열린 '한미FTA의 경제적 효과와 보완 대책에 대한 공청회'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동차산업 진흥을 위해 보여온 그동안의 발언과 대책, 방침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협상이든 재협상이든 그에 대한 대비를 하는것이 조기 비준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일"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특히 '한미 FTA의 국회 조기 비준이 미국의 추가 협상 요구를 사전 봉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조건이자 선제적 대응'이라는 주장을 펼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서진교 박사의 토론에 대해 "미국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순진한 생각"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박 의원은 "오바마 당선인은 한미 FTA 뿐만아니라 1993년 클린턴 민주당 정권이 통과시켰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까지 재협상 내지 보완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 국회가 먼저 비준하는 것이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FTA 조기 비준 문제를 이념의 잣대로 판단하려는 일부 공술인들의 발언에 경악한다"고 비판하고 "한미 FTA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따져보고, 비준 시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대표적인 한미 FTA 재협상론자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아예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준비기획단'을 초당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에서 "한미 FTA 관련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막기 위해 우리가 먼저 비준해야 한다는 이른바 선제 비준이 아니라, 현행 합의문의 독소 조항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의원은 특히 한미 FTA 합의문 가운데 투자자가 상대 국가를 상대로 제소할 수 있는 이른바 '투자자-국가 제소제도'와 '역진방지제도'를 치명적인 독소 조항으로 규정하고 "이런 독소 조항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한미 FTA는 우리 경제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연내 국회 처리를 원칙으로 하되 비준안을 단독 상정하지 않고 최대한 야당을 설득하고 정부 대책을 보완하면서 여야 합의 처리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