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자·김지나씨 오늘 무사히 귀국
서로에 의지 두 손 꼭 잡은 두 사람... "성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
이역만리 이국땅에서의 고단한 피랍생활. 애끓는 정이 오죽했을까. 이날 오후 12시19분께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밤낮으로 가슴 졸이며 애태웠던 가족들 생각에 설움이 복받치는 듯 이따금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김경자씨는 연두색 상의에 베이지색 바지를, 김지나씨는 꽃무늬가 듬성듬성 들어간 보라색 블라우스에 흰색 바지 차림이었다.
악몽같은 피랍생활에서 오는 극도의 긴장감 때문인지 이들은 아직도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다소 피곤하고 지쳐보이는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한 채 서로의 손을 꼬옥 잡고 계류장을 빠져나왔다. 잠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구급차를 타고 곧바로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입원했다.
김경자씨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걱정을 많이 끼쳐드려 죄송하다. (국민들) 걱정 덕분에 우리가 풀려나 정말 감사드린다"며 "아프간 탈레반에 아직도 인질로 잡혀 있는 모든 사람들이 빨리 풀려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나씨도 작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성원해주신 국민들에게 많이 걱정을 드려서 죄송하고 석방된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짧게 말했다
두 사람은 16일 오후 아프간 카불을 출발해 뉴델리 인디라간디 국제공항에 도착해 잠시 머문 뒤 17일 새벽 아시아나항공 OZ768편에 탑승, 귀국길에 올랐다.
이들은 국군수도병원에서 정밀 건강검진과 치료를 받게 된다. 정부는 남아 있는 피랍자들의 안전을 위해 당분간 두 사람을 특별 보호하며 언론 등 외부 접촉을 차단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9일 탈레반에 납치됐던 한국인 23명 가운데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는 지난달 25일과 30일 각각 납치세력에 의해 희생됐다. 한국 정부와 탈레반은 10일부터 남은 피랍자 석방을 위한 대면협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