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쌀직불금 부정수령 명단 제출하겠다"

국회 국정조사 특위 출석해 전격 선언... 국조특위 활동 정상화될 지 주목

2008-11-26     석희열 기자

그동안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해왔던 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6일 감사원을 통해 국회 쌀 직불금 국정조사 특위에 자료를 넘기겠다고 밝혔다. 기존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이다.

정 이사장은 이날 오후 속개된 쌀 직불금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정해걸 의원의 질의에 "제 소신에는 맞지 않지만 공익을 생각해달라는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해 감사원에 제출한 105만명의 명단을 감사원에 송부하겠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 자료는 소득과 직업 분류가 다 되어 있어 여야 의원들이 가장 믿을 만한 자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건보공단은 2007년 5월 22일 감사원의 자료 협조 요구에 응해 쌀 직불금 부정 수령 의혹자 105만명의 소득 관계와 직업이 적힌 자료를 감사원에 제출한 적이 있다.

정형근 이사장의 보좌관 출신인 박윤태 건보공단 비서실 부장은 '직업과 소득 분류가 된 자료를 감사원에 넘기겠다는 것이 확실하냐'고 묻자 "그렇다. 틀림없다"고 확인했다.

선진과창조의모임 특위 위원인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은 정해걸 의원에 앞서 질의를 통해 "쌀 직불금 재원은 국민 세금이다. 따라서 국민은 자신의 세금을 부당하게 도둑질해 간 사람이 누군지를 알아야 되는 것 이나냐"고 정 이사장에게 자료 제출을 강하게 압박했다.

한편 김황식 감사원장은 같은 자리에서 "건보공단이 협조를 해준다면 이미 갖고 있는 28만명의 자료를 토대로 (직업과 소득 분류를) 생성하겠다"며 "(자료가) 정리되는대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실상 문만 열어놓고 '개점 휴업' 상태로 파행을 거듭해 온 쌀 직불금 국조특위 활동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한편 민주당 특위 위원들은 정형근 이사장의 자료 제출 거부에 항의하여 이날 오후 전체회의에 전원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