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점령군 예산처리... 임시국회 대여 총력전"

원혜영 "군사작전 중에서도 가장 비열한 기만작전"... 15일 의총서 대여 전락 수립

2008-12-14     김주미 기자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전략 부재를 드러내며 제1야당의 존재감을 허공에 날려버린 민주당이 다음주부터 쟁점 법안 처리를 앞두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남은 임시국회에서 대여 공세를 강화해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원혜영 원내대표와 송영길 최고위원, 박병석 정책위의장, 조정식 원내대변인 등 민주당 지도부는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예산안 평가 및 임시국회 대응 관련 당의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원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강행 처리와 관련해 "마치 점령군이 포로에 대한 파상적인 행태를 자행하듯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예산안은 철저하게 야당이 배제된 심의였고, 합의된 약속 마저 파기한 사기 기만 예산 처리였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한구 예결위원장의 12일 '9시간 잠적' 사태에 대해 "군사작전 중에서도 가장 비열한 기만작전"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자기들이 금과옥조처럼 마치 임금에 대한 충성 서약처럼 12월 9일을 공언하고,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정한 날짜를 넘겨 예산안을 처리했다"며 "이처럼 정부여당의 무책임하고 무능력하고 졸속한 예산 심의 처리 자세가 현재 만연돼 있는 국정 파탄 기조와 맥을 잇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임시국회 기한이 남아 있지만 이번 예산안에 정부여당의 일방 사기 처리에 강한 분노를 표명한다"면서 "한나라당이 명백한 사과와 야당을 존중해 운영하겠다는 뜻것을 밝히지 않는 한 원만한 국회 운영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예산안 강행 처리를 실력 저지하지 않은 데 대해 "몸으로 막고 싶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예산이었지만 정권 출범 첫 예산이고 국민이 만들어준 여당과 대통령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최소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제창 간사가 노력해 증액할 것은 집어넣고 없앨 것은 뺏는데, 이한구 예결위원장이 잠적해서 나타나더니 여야 합의로 없앤 것을 다시 넣었다.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예결위 간사가 합의해서 나온 것은 최소한 반영하는 것이 여야 간의 신뢰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이번 예산안 사태에 대해 국회의장과 한나라당의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약속을 강하게 촉구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이번 예산은 삭감에 관해서는 논의가 있었지만 증액에 관해서는 논의조차 안 했다"며 "증액에 관한 논의 없이 예산안이 일방 통과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특히 예산 부수법안을 일방적으로 10여 건이나 직권상정한 것도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다음주부터 본격화할 금산분리 완화, 신문관계법, 한미FTA 비준동의안 등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대여 총력전을 펼칠 계획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임시국회 대응 방침과 대여 전략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