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 '같이 살자' 70m 굴뚝위 고공시위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이창근 기획실장... 회사 보안팀, 침탈?

2014-12-13     최우성 기자

"같이 살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기획실장이 13일 새벽 4시10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안 70m 굴뚝 위에 올라 농성을 시작했다.

5년 전 쌍용차 정리해고를 막아내기 위해 서맹섭·김봉민·김을래 노동자가 올랐던 바로 그 굴뚝이다. 당시 이명박 정권은 헬기로 최루액을 쏟아 부었고, 세명의 노동자는 86일 만에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내려왔던 굴뚝이다.

이날 아침 7시께 김정욱·이창근 두 해고노동자와 통화를 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는 "체감기온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겨울, 겨울바람이 굴뚝을 뒤흔드는 곳에 두 노동자가 위태롭게 서 있디"고 전했다.

두 노동자가 영하 20도의 칼바람속에 굴뚝 맨 꼭대기에 위태롭게 서 있는 것은 해고 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연대를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5년 전 "함께 살자"고 했던 그 외침을 다시 전하기 위해서다.

쌍용자동차는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2009년 이후 내수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고, 새해 1월에는 3년여의 개발 끝에 선보이는 가솔린 소형 SUV 티볼리가 나올 예정이다.

또 내년 상반기 안에 경쟁력이 높은 디젤 티볼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그러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여전히 추운 겨울 한뎃잠을 자며 복직을 요구하며 일터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2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저 세상으로 떠났다. 투쟁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노동자들은 "쌍용자동차 죽음의 숫자를 25명에서 멈춰야 한다. 2000일, 절망과 고통의 시간이 너무 길었다. 회사가 진정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해고자들을 안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회사 쪽은 두 노동자를 끌어내기 위해 경비직원으로 구성된 보안팀을 굴뚝 위로 올려 보낼 작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또다른 사고의 우려도 나온다. 보안팀이 농성장을 침탈할 경우 굴뚝 위 노동자들이 어떤 행동을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김정욱·이창근 두 사람은 2008년 회사가 정규직을 해고하기 전에 35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내쫓을 때,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 때 그들의 곁에서 함께 했던 노동자들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는 "이제 쌍용자동차 동료들이 두 노동자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손을 건네야 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무사히 굴뚝에서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