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초긴장 속 대치... 오늘밤 대충돌 예고

야당 200여 명 로텐터홀 방어선 구축... 국회사무처, 경찰기동대 추가 배치

2009-01-04     석희열 기자

국회사무처가 3일 야당의 농성장에 대한 '해산 작전'에 나서면서 전쟁터로 변한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은 4일 또다시 대충돌이 예고되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푹풍전야의 팽팽한 긴장감마저 흐르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의 쟁점법안 강행 처리를 결사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과 로텐더홀 점거 농성을 열흘째 계속하고 있다. 국회사무처는 "5일까지 상황을 끝내겠다"며 작전을 계속할 뜻을 밝혀 4일 밤 사이 양쪽 간의 물리적 대결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사무처는 앞서 3일 낮 12시45분께 첫 작전을 시작한 뒤 밤 늦게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경위와 방호원 150여 명을 동원해 강제 해산에 나섰다. 그러나 야당의 강력한 저지선에 막혀 작전이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 경위들과 야당 보좌진·당직자들이 격렬히 맞붙었다. 난투극에 가까운 육탄전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국회는 하루 종일 전쟁터가 됐다. 밖에서는 긴급 출동한 경찰기동대까지 대기해 긴장감을 더했다.

이 충돌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민주당은 백원우, 전혜숙 의원 등 7명의 의원이 허리와 발목, 어깨 등이 다쳤고, 보좌진 21명과 당직자 20명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국회사무처 쪽도 50여 명의 부상자를 냈고, 이 가운데 5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야당 보좌진과 당직자 등 200여 명은 로텐더홀과 본회의장 주변을 봉쇄한 채 국회사무처의 강제 해산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국회의사당 외곽에는 국회경비대 경찰 250여 명과 서울경찰청 기동대 900명의 병력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며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국회사무처가 5일까지 상황을 끝내겠다고 공언한 터라 4일 밤 사이 야당에 대한 대공습이 시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이날 작전에는 국회의사당에 배치된 경찰기동대가 투입될 가능성이 커 최대 격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회사무처는 "정상적인 공무 집행에 대한 야당 당직자와 보좌직원들의 방해 및 물리력 행사로 국회 본청은 현재 통제 불능 상태"라며 "정상적인 공무 집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강제 해산 방침을 거듭 밝혔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신원 미상자들이 국회 로텐더홀을 불법으로 점거해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지만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들이 가로막고 나섰다"며 "이들은 폭도들과 합류해 공무 집행 중인 경위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한술 더떠 국회의사당 전체를 불법 폭도의 해방구로 확대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비겁한 한나라당, 비겁한 김형오의장, 비겁한 박계동 총장은 모두 청와대의 하수인이다. 대통령 한마디에 사시나무 떨 듯 덜덜 떨면서 민주당과 국회를 불법으로 짓밟고 있다"며 "국회 불법 폭력사태를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