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중소기업간 연봉 격차 갈수록 벌어져

중기 직장인 5년 근속해야 대기업 신입 초봉 수준... 대책 마련 절실

2009-01-07     이성훈 기자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과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 사이에 소득 양극화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중소기업 직장인 상당수가 대기업과의 연봉 격차를 실감할 때 중소기업으로 입사한 것에 대해 가장 후회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이 대기업 신입 초봉 만큼 연봉을 받기까지는 입사 후 5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중소(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직장인 1451명을 대상으로 3일부터 5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1.7%가 '만약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취업 재수를 하더라도 지금보다 규모가 큰 기업으로 입사하겠다'고 답했다.

그런 생각이 주로 드는 순간(복수응답)으로는 '대기업 다니는 친구와 연봉 격차를 느낄 때'(67.5%)와 '실질적 복리 후생 혜택이 적다고 느낄 때'(63.2%)를 꼽았다.

이밖에 '갑보다 을로 일하는 경우가 많을 때'(29.3%), '회사 이름을 주위에서 아무도 모를 때'(21.7%), '선배로부터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느낄 때'(17.6%), '업무가 과도하게 많다고 생각될 때'(15.9%), '잦은 구조조정을 겪을 때'(12.8%) 등이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중소기업과 대기업 신입 사원의 연봉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커리어에 따르면, 대기업 대졸 신입 초봉이 2006년 기준 평균 3000만원을 넘어섰고, 중소기업 신입 사원이 이 정도의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근속 평균 5년1개월로 집계됐다. 현재 받고 있는 연봉에 대한 이들의 만족도(10점 척도)는 4.6점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중견)기업으로 입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35.6%가 '취업 스펙 부족으로 어쩔 수 없어'라고 밝혔다. '경력을 쌓은 뒤 몸값을 올려 이직하려고'라는 의견도 27.8%나 됐다. 이밖에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고 생각돼서'(14.8%), '대기업과 비교해 이 정도로 열악한 줄 몰랐기 때문'(13.2%), '연봉수준·복리후생 등이 비교적 잘돼 있어서'(3.9%) 등이 있었다.

한편, 중소기업으로의 입사를 후회하는 직장인 72.4%는 지금보다 큰 기업으로의 직장을 옮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직을 희망하는 기업은 '대기업'(38.6%), '현재보다 규모가 큰 중견기업'(26.3%), '공기업'(18.3%), '외국계 기업'(15.3%) 순이었다.

이직을 위해 현재 노력하고 있는 것(복수응답)은 '커리어(경력) 관리'(58.4%)와 '업계동향·채용공고 등 꾸준한 정보탐색'(53.6%), '외국어 공부'(44.5%)가 주를 이뤘고, 다음으로 '인맥관리'(32.4%)와 '평판관리'(14.3%)가 뒤를 이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근로조건 양극화로 인해 날이 갈수록 중소기업의 직장인 만족도는 낮아지고 대기업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러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제도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