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 "여당은 대통령의 청부전쟁 수행자 돼선 안돼"

민주당 이틀째 대통령 라디오 연설 성토... KBS에 연설 중계 중단 요청하기로

2009-01-13     김주미 기자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빚어진 국회 충돌 사태를 비난한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 이틀째 이어졌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13일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부끄러운 청부전쟁의 수행자가 아닌 민의를 대변하는 입법부의 한 단위임을 자각하고 청부전쟁의 하수인으로 종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전날 대통령의 연설을 청부전쟁 지시로 재해석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은 반성 대신 또다시 속도전과 전면전에 의거한 하청전쟁을 치를 것을 여당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은 이제 더 이상 국회가 통법부가 아닌 입법부로서 대통령의 지시와 명령에 따른 하청 전쟁터가 아닌 여야의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길 희망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손을 뗄 것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거듭 요구했다.

그는 "보도 내용을 보면 한나라당 의원들 조차 '절차와 과정을 무시하고 국민 공감대 형성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반성을 계기로 삼아야 한다. 강행 처리를 얘기하면서 야당을 자극하지 않았느냐'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대통령은 속도전, 전면전 지시에 의한 한나라당이 강행한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킨 하청전쟁이라는 부끄러운 행태에 대해서 반성하지 않고 또다시 입법전쟁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나라의 근심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70~80년대 대표적인 불조심 표어인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대국민 표어까지 등장했다. 

원 원내대표는 "'꺼진 불도 다시보자'는 것이 가장 많이 보는 표어이고 생활에서 유념해야 할 생활자세"라며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꺼진 불에 기름을 끼얹어서 불씨를 다시 살리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이어 "대통령은 집권여당을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청부집단으로, 하청집단으로 인식하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면서 "한나라당도 더 이상 대통령의 부끄러운 청부전쟁의 수행자가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정책위장도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을 통합시키고, 사회통합에 기여하지 못할망정 갈등과 편가르기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박 의장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해 "어제 라디오 연설이 국정을 설명하는 자리인가, 국론을 분열시키고, 야당을 비난하는 자리인가"라며 "더 이상 편가르고 갈등 증폭시키는 일을 삼가라"고 공격했다.

또 박지원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경제 살리라고 당선시켰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경제는 지하벙커로 갖고 들어가고, 국회 문제는 하늘로 띄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민주당은 <KBS>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주례 라디오 연설 중계를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