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강만수 장관 경질 등 소폭 개각

장관급 4명·차관급 15명 교체... 측근들 요직에 전진 배치, 야당 반발 예상

2009-01-19     석희열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경질하고 그 자리에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내정하는 등 장관 4명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했다.

또 차관급 15명 인사도 단행해 효율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측근들을 주요 요직에 대거 전진 배치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일부장관에 현인택 고려대 교수, 국무총리 실장에 권태신 국무총리실 사무차장, 금융위원장에 진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각각 내정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 수석 가운데는 유일하게 부당 대출 의혹으로 최근 감사원의 내사를 받은 박병원 경제수석이 경질되고 대신 윤진식 한국투자금융지주회장이 새로 임명됐다.

이번 인선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은 "가장 시급한 국가적 과제인 '경제살리기'를 위한 경제팀 개편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참여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금융·재정 분야에 걸쳐 전문성과 통찰력이 뛰어난 분"이라며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적임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차관급 인선에서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에 허경욱 대통령실 국책과제비서관,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에 이주호 전 대통령실 교육과학문화수석비서관, 제2차관에 김중현 연세대 교수, 법무부 차관에 이귀남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행정안전부 제1차관에 정창섭 행안부 차관보, 2차관에 강병규 행안부 소청심사위원장이 각각 발탁됐다.

지식경제부 제2차관에 안철식 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여성부차관에 진영곤 보건복지가족부 사회복지정책실장, 국토해양부 제2차관에 최장현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 방위사업청장에 변무근 전 해군교육사령관, 기상청장에 전병성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이 임명됐다.

또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 박영준 전 대통령실 기획조정비서관, 국무총리실 사무차장에 조원동 국무총리실 국정운영실장, 소청심사위원장에 최민호 행안부 인사실장이 기용됐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정원장과 경찰청장을 교체하는 등 4대 권력기관장을 바꾼 데 이어 이날 개각을 단행, '2기 경제팀'의 닻을 올림으로써 국정 개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원세훈 장관과 박영준 전 비서관 등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요직에 전진 배치해 야당으로부터 '측근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입각은 당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거부로 무산돼 여권 내 세력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