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오세훈, 무상복지-선별복지 놓고 '설전'

"무상복지 흔들면 안 된다" - "고소득층는 빼고 저소득층에게 줘야"

2015-04-05     김주미 기자

[데일리중앙 김주미 기자] 4.29재보선 최대 격전지 서울 관악을에 출마한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복지 논쟁을 벌였다.

정동영 후보가 출마 기자회견 뒤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지난 3일, 두 사람은 관악구 신원시장의 한 분식집에서 마주쳤다.

오세훈 전 시장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의 선거를 돕기 위해 이 분식집에서 떡볶이 등을 직접 만들며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고 있었다.

이날 두 사람은 홍준표 경남지사의 돌출행동으로 사회적으로 큰 쟁점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과 관련해 설전을 주고 받았다.

정동영 후보는 "관악구는 무상급식이 끊어지면 타격이 크다. 서울시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오 전 시장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한 홍준표 경남지사와 생각이 같아 보인다. 오 전 시장이 희생해서 일단 무상급식 실시 결정이 났는데 흔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세훈 전 시장은 "아니다. 그 반대다. 관악구엔 고소득층이 없고 저소득층이 많으니 오히려 고소득층은 빼고 저소득층에게 줘야 한다. 시든, 구든 고소득층에 갈 것을 빼야 한다"고 반박했다. 선별적 복지를 강조한 것이다.

또 홍 지사와 자신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제 생각엔 이제 막 무상복지에 대한 경계심이 유권자들 사이에 생기는 중인데 이 단계에서 조금 더 숙성시켜 정책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다면 훨씬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갔을 것이다. 그런데 홍 지사가 불쑥 감정선을 건드려 그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특히 "주민투표 무산으로 무상급식이 결정됐지만 지금은 유권자들이 무상복지가 가질 수 있는 폐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만큼 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동영 후보 쪽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중단을 선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기본인식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론을 폈다. 고소득층에게 무상급식을 주지 말고, 저소득층에게만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은 홍준표 지사의 평소 지론으로 이른바 '선택적 복지론'이라는 것.

정 후보 쪽 임종인 대변인은 5일 논평을 내어 이렇게 밝히고 "오 전 시장은 새누리당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기 전에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까지 내던진 행보로 관악구민에게 상처를 준 데 대해 사과부터 해야 옳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 쪽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복지 경계심' '무상복지 폐해'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