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오기인사... 경찰청장 0순위에 '고대 출신'

서울경찰청장에 주상용씨 전격 내정... 경기경찰청장에도 '고대 출신' 배치

2009-01-29     최우성 기자

이명박 대통령의 오기 인사가 점입가경이다. 정부는 29일 경찰 치안정감급 직위 4곳에 대한 승진 인사를 내정했다. 경찰청장 0순위 카드인 서울경찰청장과 경기경찰청장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고려대 동문 출신을 배치했다.

청와대는 이날 서울경찰청장에 주상용 대구경찰청장, 경찰청 차장에 이길범 경찰청 경비국장, 경기경찰청장에 조현오 부산경찰청장, 경찰대학장에 김정식 경찰청 정보국장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차기 경찰청장 0순위와 1순위로 꼽히는 서울경찰청장과 경기경찰청장 자리에 이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며 영남 출신 인사를 심은 것.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경질될 경우 '더 가까운 내 사람'을 즉각 기용하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주상용(57·간부후보 26기) 서울청장 내정자는 경북 울진 출신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경찰청 생활안전국장과 수사국장 등을 거쳐 2007년부터 대구경찰청장으로 재직해 왔다.

조현오(54·외시15회) 경기청장 내정자는 부산 태생으로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찰청 외사관리관과 경비국장 등을 지냈다.

군사 독재시절 이후인 김영삼(PK), 김대중(호남), 노무현(PK)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의 동향 출신을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에 동시에 앉힌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의 의중이 100%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번 경찰 수뇌부 인사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참으로 독불장군식 오만방자한 국민 무시 정국 운영"이라고 맹비난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전대미문의, 미증유의 경제난 속에서 국론을 결집시키고 국민의 마음을 헤아려도 모자랄 판에 무슨 인사를 계속 이렇게 하냐"면서 "참으로 염치도 없고 후안무치한 정부"라고 쏘아붙였다.

박 대변인은 또 이날 어청수 경찰청장이 퇴임사에서 김석기 내정자에 대해 '경찰조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추켜세운 것과 관련해 "국민에게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고, 국민을 우롱하면서, 하나도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 서로 추천하고 칭찬하는 블랙 코미디를 연출한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