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지난 1년 우리가 본 것은 독단의 리더십"

이명박 대통령에게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 주문... "전화통 잡고 야당 설득하라"

2009-02-24     김주미 기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년과 관련해 "우리가 본 것은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이 아니라 앞에서 끌고 밀어붙이는 독단의 리더십이었다"고 낮춰 평가했다.

이 총재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지난 1년 간에 일어난 여러 가지 문제들, 특히 국회의 파행 사태를 비롯해서 이 정권이 추진해 온 여러 가지 개혁과 쟁점법안 등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추진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 부족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하기 위한 제언으로 ▲원칙과 정도로 가는 국정 운영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했다. 전화통 잡고 야당을 설득하라고 했다.

이 총재는 "원칙과 정도로 가는 국정 운영만이 국민의 신뢰를 다시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조급한 성과주의나 편법으로는 일시적으로 국민의 눈길을 끌지 모르지만 국민은 곧 그 진실을 꿰뚫어 본다"고 충고했다.

이어 "작년의 쇠고기 파동에 대해 정권이나 여당이 좌파들의 선동에 의한 사건이었다고만 보고 억울해 한다면 아직도 민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가 광우병에 걸린 소냐 아니냐, 안전하냐 아니냐보다도 조급한 성과 올리기에 매달린 나머지 원칙과 정도를 벗어난 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어느 정권보다도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를 떠맡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년 국민과 야당 설득에 실패한 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각 정당을 찾아다닌 일이 있다"며 "왜 지금은 이러한 생각을 하지 않는가. 왜 의견을 달리하는 다른 정치인이나 국회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직접 만나 설득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나무랐다.

그는 "미국에서는 '대통령은 전화통에 매달려 있는 것이 본업이다'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하고 "대통령이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 비로소 모든 난제들이 풀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설득과 통합의 리더십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