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자 20% "실직사실 가족에게 숨기고 있다"

2009-03-03     이성훈 기자

경제 사정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직장에서 밀려나는 실직자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가족에게 실직 사실을 숨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최근 실직했거나 실직을 앞두고 있는 성인남녀 440명을 대상으로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9.5%가 '실직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절반(47.7%)은 앞으로도 계속 숨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61.6%가 '걱정끼치고 싶지 않아서'를 꼽았고, '어떻게 얘기를 꺼낼지 몰라서'(17.4%), '자존심이 상해서'(10.5%)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잔소리 듣고 싶지 않아서'(5.8%), '얘기할 기회가 없어서'(1.2%) 등이 있었다.

반면 가족에게 알린 실직자의 54.0%는 '실직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얘기했으며, 44.5%는 '실직 사실을 알게 되고 1주일 이내'에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퇴직한 이후'는 15.8%, '실직 사실을 알게 되고 보름 이내' 10.2%, '실직 사실을 알게 되고 3일 이내'는 8.5%였다.

실직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는 '스트레스로 인한 가족 갈등이 종종 발생한다'(39.5%)는 대답이 많았고, '아무일 없는 것처럼 지낸다'(33.3%)가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뒤에서 내 눈치만 살핀다'(18.5%), '예전보다 오히려 잘 대해준다'(6.2%) 순이었다.

실직에서 재취업까지의 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3~6개월'(26.6%)과 '2~3개월'(20.5%)이라는 대답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6개월~1년'(18.9%), '1년 이상'(16.8%), '1~2개월'(13.0%), '1개월 미만'(4.2%)이 뒤를 이었다.

커리어 김기태 대표는 "경기 불황 때문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실직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의 재취업을 돕는 사회적 분위기 정착은 물론 실직자에 대한 가족과 기업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