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거 손학규 사흘 만에 경선 복귀

오늘 TV토론에는 불참... "낡은정치 틀 깨기위해 독자 행보"

2007-09-21     석희열 기자·김고운 기자

불공정 경선 등을 이유로 지난 19일 갑자기 경선 궤도를 이탈했던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후보가 사흘 만에 돌아 왔다.

손 후보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이틀간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뭔지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했다"고 그간의 심경을 밝히고 "경선에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늘 오후에 있는 부산 텔레비전 토론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부가 더이상 경선관리 능력도 없는데다 말꼬리 잡기, 낡은 패거리·이념 싸움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손 후보는 대신 이날 오후 2시 광주 망월동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손 후보는 "새로운 정치의 기치를 내걸고 이제 막 출발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구태정치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고 이런 유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나 자신에 분노하고 있다"며 "광야에 홀로 섰던 그 기백으로 돌아가 정치를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또 "대통합민주신당의 개혁과 승리를 위해서는 혁명적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구시대의 낡은 정치로는 더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으며 동원선거와 같은 낡은 틀을 깨는데 나부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손 후보는 "오늘로 경선대책본부를 없애고 여의도 선거사무실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자원봉사체제로 경선을 치르겠다는 것.

그러면서 "민주시민 노동자 농민 학생 등 자원봉사 정신으로 참여핟여 동원선거 조직선거 오명 벗겨주시고 국민 경선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또 당 지부도에 대해서는 "지난 부정 경선 빨리 조사하여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달라고"고 강하게 요청했다.

손 후보의 이러한 행보는 사실상 당 지도부가 주도하는 경선전을 포기하고 독자적으로 대국민 직접 정치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돼 온전한 경선이 치러질지는 불투명하다.

이로써 최대 위기를 맞았던 대통합신당 경선이 일단 수습 국면에 접어 들었다. 하지만 손 후보가 여전히 당 지도부를 믿지 못하는 데다 사실상 독자 행보를 선택함으로써 언제든 경선 일정이 삐걱거릴 수 도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오늘 오후 부산·경남지역 텔레비전 토론회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