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박근혜 전 대표, MB정부 적극 도와야" 압박

"경제살리기에 최선 다해야 존경받을 것"... 신 대법관 문제 "다들 왜 그리 성질 급하나"

2009-03-11     주영은 기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11일 경쟁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이명박 정부를 적극 도와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전화 출연해 박 전 대표를 의식 "이명박 정부 2기를 맞아 모두가 자신의 위치에서 국민의 최대 관심사인 경제살리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정부 2기 들어와서 가장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경제 살리기"라며 "그런 문제에 대해서 국회의원이나 우리 당원들 모두 합심,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정치적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또 신영철 대법관 촛불재판 이메일 외압 의혹과 관련해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내놨다. 지금까지 공개된 신 대법관의 이메일이나 일부 판사들의 주장 만으로는 정확한 판단 자료로 삼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 법원 안팎의 신 대법관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 "왜 다들 그리 성질이 급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공식적인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그 조사 결과를 보고 이 문제가 결단이 나야 되지 않겠냐. 저희들은 그 조사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러난 사실보다는 대법원 자체 조사 결과를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3월 임시국회 소집설과 관련해서도 "3월 국회는 안 하는 쪽이 좋겠다고 우리 당에선 작정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9월 정기국회부터 6개월 간 쉬지 않고 국회를 열어왔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이 좀 쉬면서 머리를 식혀야 한다는 것.

박 대표는 이어 100여 명의 의원들이 떼지어 해외 출장에 나선 데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도 "원래 국회의원은 외교활동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니 그렇게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달 중으로 국내 정치에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이재오 전 의원에 대해서는 "당과 나라를 위해서 훌륭한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만 했을 뿐 추가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박 대표는 '4월 재보선, 10월 재보선' 출마설과 관련해 여전히 연막을 쳤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특유의 전술을 펼친 것이다. 그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고,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깊이 생각해본 일이 없다. 출마한다 안한다 지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