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고향에서 출마하겠다" 정계 복귀 선언

4.29 재보선 전주 덕진 출마 최종 결심... 다음주께 귀국할 듯

2009-03-13     석희열 기자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13일 국내 정치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에 머물고 있는 정 전 장관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오는 4월 29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고향인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4.29 재보선 출마를 저울질하며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던 그가 선거전 한 달여를 앞두고 결심을 굳힌 것이다.

정 전 장관은 "나는 정치인이고, 정치인은 물고기가 물 속에 사는 것처럼 현장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실패에서 교훈을 얻으며, 국민들께 위로와 희망을 드리기 위해 다시 정치 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정치 복귀... 당 안팎 반발 기류 확산

그는 다음주께 귀국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미국으로 떠난 뒤 8개월 만에 국내 정치에 되돌아오는 것이다.

정 전 장관은 또 이날 자신의 팬클럽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들)에 직접 전화를 걸어 4.29 재보선 출마 입장을 전달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은 피땀 흘려 이루어낸 민주주의가 10년, 20년 뒤로 후퇴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걱정이 정치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한다"며 "잘못된 행정 권력에 맞서 제대로 된 견제 기능을 해야 하는 의회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해 정치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의회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정면 돌파 뜻 밝혀... 여의치 않을 경우 당 지도부와 대결?

그는 자신의 재보선 출마를 둘러싸고 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반발 기류를 의식한 듯 "정동영 개인의 유불리에 앞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뿌리부터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이 국면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었다"며 "저의 선택에 대한 어떠한 의견과 비판도 감수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정 전 장관은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된 모든 악조건을 정면 돌파하겠다"고 말해 당 지도부와의 정면 대결도 피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정통들, "당과 국민을 위한 결단" 정계 복귀 환영

한편 정통들은 성명을 내어 "정동영 전 장관이 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출마를 결정한 것은 역사적 필연"이라며 "당과 국민을 위한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