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신영철 대법관 사퇴 요구는 지나치다"

법관의 독립 해칠 우려 있어... "판결로 말하라" 일부 법관 소신 발언도 제동

2009-03-18     주영은 기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법원 안팎의 사퇴 압박에 대해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5역회의에서 "법관에 대해 명백히 탄핵 사유에 해당할 만한 중대한 위법 사유가 없는 한 직무상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것만으로 법관에 대하여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법관의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영철 대법관이 지법원장으로서 재판 담당 법관들에게 여러 차례 이메일을 보낸 행위는 부적절한 행동인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탄핵 사유에 해당할 만큼 중대한 위법 사유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므로 신 대법관에 대해 정치권에서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법관은 판결로 말한다는 법언이 있다. 법관은 사법권의 독립에 관해서는 재판과 판결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혀야 한다."

이 총재는 신 대법관 재판 개입 사건과 관련해 일부 법관의 인터넷을 통한 소신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법관이, 심지어 재판을 한 법관 자신이 인터넷을 통해서 재판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말하는 것은 인터넷 광장에 모인 다수의 힘, 여론의 힘을 빌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는 것밖에 안 된다"며 "비겁한 자세"라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국민은 누구나 재판에 대해서도 비판할 자유가 있다"며 "그러나 법관은 오로지 판결로만 말한다는 의연한 자세를 가져야만 진실로 법관의 독립, 사법권의 독립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