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품, 중국시장에서 원화 약세 약효 받네

코트라, 중국 바이어 288명 설문조사 결과 발표... '원저엔고' 효과 톡톡

2009-04-02     최우성 기자

원화 약세가 중국 바이어들의 한국 상품 수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저-엔고' 현상이 중국 시장에서 약발을 보이고 있는 것.

코트라가 최근 중국 바이어 28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8.3%(133명)가 원화 약세가 한국 상품의 대중국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긍정적이라고 답한 133명 가운데 36.9%가 한국 상품이 경쟁국 유사 제품에 비해 10% 이상의 추가 가격경쟁력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바이어들이 실제로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우리 수출 기업에게 청신호로 여겨진다.

반면 원화 약세로 가격 인하 요구를 받고 있다며 대중 수출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바이어는 31개사인 13.6%에 불과했다. 28.1%인 64명은 영향이 없다고 했다.

올해 한국산 제품의 수입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35.5%의 바이어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수입을 늘리겠다는 바이어는 39.5%로 나타나 경기 침체로 수입을 줄이겠다는 바이어(17.5%)보다 월등히 많았다.

경기 침체로 수입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국 상품의 수입량을 유지하거나 늘리겠다는 중국 바이어가 전체의 75%를 차지한 것은 원화 약세로 인한 수출 증대 효과가 작용한 결과라고 코트라는 분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한국 제품의 수입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44.3%가 늘릴 것이라고 답한 반면 줄일 것이라고 답한 바이어도 41.2%를 차지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왜 한국 제품을 구매하느냐는 질문에는 52.6%가 '품질과 기술력'을 꼽았다. 한국 제품의 품질 및 기술 경쟁력이 중국 시장에서 폭넓게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 김종섭 중국지역본부장은 "중장기적으로 대중국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환율 효과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품질과 기술력 향상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상품이 일본 상품과 견줘서는 중국 시장에서 경제 위기의 영향을 훨씬 덜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원저-엔고'가 동시에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휴대폰의 경우 지난 1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16.5% 감소에 그쳤으나 일본의 대중국 수출은 24.3% 줄었다. 승용차의 경우는 일본과 더 심한 대비를 보였다. 지난 1월 한국 승용차의 대중국 수출이 12.9% 줄어든 반면, 일본 승용차의 대중국 수출은 51.6%나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계류의 경우도 지난 1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8.4% 증가한 반면, 일본은 48.7% 감소를 기록했다.

최근 중국 내수시장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코트라 조환익 사장은 "대중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수출 상품을 원부자재 중심에서 소비재로 다변화해야 하고, 가공무역에서 내수시장으로 전환하는 수출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