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영업이익·고장정지 증가... 수선유지비 증가는 미미

박정 의원 "원가상승 따른 전기요금 상승" 우려... 한수원 "원전기술 세계수준, 호기당 고장 0.16회"

2016-06-28     석희열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수원과 발전5사의 고장정지 증가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으로 전기요금 상승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에너지 공공기관의 민영화보다는 안정성 확보를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
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경기 파주을)은 28일 "한수원과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발전5사), 한국전력거래소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장형공기업 지정 후 영업이익은 각각 3.5배, 3배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장으로 인해 발전을 하지 못한 발전정지량은 각각 2.7배, 4.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수원의 영업이익은 2011년 1조800여 억원에서 2015년 3조8000여 억원으로 3.5배 증가한 반면 수선유지비는 7700여 억원에서 9200여 억원으로 1.2배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수선유지비 증가율보다 3배 가량 높은 것은 발전소의 안정성보다 수익에 치우쳤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다 보니 같은 기간 고장으로 인해 발전을 하지 못한 고장정지시간은 2011년 1035시간에서 2015년 2011시간으로 2배 증가했다. 고장정지량은 71만5566MWh에서 194만6254MWh로 2.7배 급
증한 걸로 나타났다.

2014년에는 신고리원자력 1호기가 1171시간, 고리원자력 2호기가 725시간, 한울원자력 1호기가 726시간의 고장정지를 일으켰다. 이에 따라 2014년에는 총 4045시간 발전기가 멈춰서면서 고장정지량이 90만MWh에 이르렀다.

2015년에는 한빛원자력 3호기가 1210시간으로 최근 5년 간 가장 많은 고장정지를 기록했다.

발전5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발전5사의 영업이익은 2011년 9000여 억원에서 2015년 2조7000여 억원으로 3배 증가한 반면 수선유지비는 8000여 억원에서 1조여 원으로 1.3배 증가에 그쳤다.

이처럼 수선유지비 증가율이 영업이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발전기 고장정지의 직접 원인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같은 기간 고장으로 인해 발전을 하지 못한 고장정지시간은 2011년 246시간에서 2015년 985시간으로 4배 증가했다. 고장정지량은 9만8918MWh에서 37만9774MWh로 4.2배 증가했다.

고정정지량의 급증은 결국 원가 상승을 낳고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을 부르게 되는 것이다.

발전5사 가운데 중부발전이 고장정지시간이 가장 많았다. 중부발전은 2012년 고장정지시간 2468시간으로 최근 5년 간 가장 많은 고장정지시간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동서발전이 817시간, 2014년에는 중부발전이 717시간, 2015년에는 2014년에 이어 중부발전이 300시간으로 그해 최고 고장정지시간을 기록했다.

박정 의원은 "2011년 한수원과 발전5사를 시장형공기업으로 지정한 후 정부의 수익성 위주 운영 기
조에 따라 수선유지비 증가율이 영업이익 증가율보다 낮은 것이 고장정지량 증가의 직접적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지난 14일 에너지공공기관 기능 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발전5사, 한수원 등의 지분 20~30%를 순차적으로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의 민영화(민간 개방)로 에너지요금 증가로 이어져 국민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박 의원은 "에너지 공공기관의 상장은 결과적으로 민영화의 시작"이라며 "현 상태에서 민간개방이 이뤄지면 발전정비 절감에 따른 고장정지 증가와 원가 상승이 예상되고, 이에 따른 손실분의 전기요금 전가 가능성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국민 부담이 증가할 것"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에너지 공공기관의 민간개방 추진이 아닌 안정성 중심으로 운영해 고장정지를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쪽은 적극 해명했다.

먼저 영업이익에 비해 수선유지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데 대해 "한수원의 원전 운영 관리 능력은 세계 수준"이라며 "수선유지비 증가율이 낮은 것은 정비를 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또 "수선유지비는 해마다 일정하게 증가하는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은 2011~13년 안정성에 문제가 있는 발전소를 다 세우고 부품 점검을 마친 뒤 2014년 이후 정상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장정지 시간이 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수원의 원전 정비 실력은 세계 탑클래스 수준"이라며 "지난해 24개 호기 중 고장정지 횟수는 4회에 불과하다"고 했다. 호기당 고장이 0.16회인 셈이다. 호기당 고장정지가 0.78회 정도면 세계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원전의 경우 조금만 이상하면 자동적으로 발전기가 정지되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에너지공기업 민영화(민간개방) 논란과 관련해 "정부 주식의 일부를 민간에게 개방하겠다는 것이지 발전소의 운영하고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세계 어느 나라도 원전을 민간에 개방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