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악덕 고리대금업자(?)... 통행료 최고 48% 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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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악덕 고리대금업자(?)... 통행료 최고 48% 폭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6.10.10 1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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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외곽북부구간 통행료 사채 수준 이자놀이, 전범기업에 투자 확대... 공단, 답변 거부
▲ 국민연금공단이 악덕 고리대금업자 수준의 이자 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또한 국민연금공단은 여전히 미쓰비시 등 일본 전범기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사실상 악덕 고리대금업자 수준의 이자 놀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국민연금공단은 국민들이 노후 자금으로 맡긴 돈으로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에 3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을 수탈했던 미쓰비시 등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해마다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보건복지위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10일 "국민연금공단이 국민이 낸 보험료로 공공성과 공익성은 무시한 채 수익성만 앞세워 대부업의 법정이율보다 더 높은 이자율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공단은 2011년 6월 7916억원을 투자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부구간 운영사인 ㈜서울고속도로를 인수(지분 86%)해 현재까지 운영 중에 있다.

인 의원은 "공단은 특히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2011년 6월 출자자변경 및 자금재조달을 통해 ㈜서울고속도로에 선순위대출 7500억원(이자율 7.2%), 후순위대출 3003억(20~48%) 등 총 1조503억원을 대출해 주고 5년 동안(2011.6~2016.6) 7000억원의 대출 이자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도별 이자 수익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649억원, 2012년 1212억원, 2013년 1319억원, 2014년 1439억원, 2015년 1563억 원, 2016년 6월 814억원이다. 현재 추세로면 협약종료일인 2036년 6월까지 3조7709억 원을 이자 수익으로 거둬들일 걸로 추정된다.

㈜서울고속도로는 지난해 1406억 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으나 높은 이율의 이자 상환으로 5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이 빨대를 꽂아 놓고 단물은 다 빨아먹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서울고속도로의 수익 부족분은 최소운영수입(MRG) 제도로 국민의 혈세에서 충당되고 있다. 결국 공단의 고리대금업 이자 놀이가 국민들만 죽어나고 있는 셈이다.

인재근 의원은 "이 같은 높은 이자율로 인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북구구간(일산~퇴계원 36.3km)을 이용하는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재정사업 구간인 남부구간(퇴계원~일산의 91.7km)과 민자사업 구간인 북부구간(일산~퇴계원의 36.3km)으로 나눠져 있다. 남부구간은 km당 50원(4600원)의 통행료를 받는 반면 북부구간은 km당 132원(4800원)의 통행료를 걷고 있다. 북부구간의 km당 요금이 남부구간에 비해 2.6배 이상 비싼 것이다.

최근 공단이 대주주로 있는 ㈜서울고속도로는 '서울외곽 북부 민자구간 통행료 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실시했다. 해당 결과보고서에는 통행료를 내리는 대신 통행료 지불 기간을 20년 더 늘리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인재근 의원은 "국민을 우롱하는 조삼모사의 처사"라며 "이번 연구용역은 높은 후순위 이자율(20~48%)을 보장하기 위한 일종의 '보증서'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인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고금리 이자놀이를 당장 중단하고 공공성과 공익성을 중심에 둔 재용역을 즉각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같은 당 남인순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거나 보급한 기업에 3조1142억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쓰비시 등 우리 민족을 괴롭혔던 일본의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도 해마다 늘려 지난해 77개 기업에 9315억을 투자한 걸로 확인됐다. 올 들어서도 6월 현재 평가금액 기준 8800억원(72개 전범기업)을 투자한 상황이다.

남인순 의원은 "우리나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해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해 보다 엄격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답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 공단기금운용본부에 취재 요청을 했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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