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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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11.0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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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겸 칼럼리스트)
▲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일 청와대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잘못했다며 국민께 고개를 숙여 용서을 빌었다.
ⓒ 데일리중앙

사흘 후면 미국 대선의 결과를 볼 수 있다. 선거인단을 선출하면 결과가 바로 나오게 되어있다. 정치계의 이단아, 괴짜 소리를 듣던 도날드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었을 때 놀라움이 컸지만 이제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려한다.

필자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예상을 하였는데 그 예상이 맞는다면 스스로 전율을 느낄 것 같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미국의 기득권 정치를 혐오해왔다. 또 미국인들의 자국민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우방국과 이웃나라에 배타적인 공약과 언행을 해왔다. 미국경제가 침체되고 실업자는 늘어가고 흑백분쟁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데 트럼프는 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의 지지를 잠식해 나갔다.

민주당 후보 힐러리는 최근에 국가의 공적인 사무에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게다가 증거인멸을 시도 했고 FBI는 고의성이 없다고 했지만 힐러리가 고의로 지운 것이 확실하다는 증거가 있었다. 힐러리는 미국인들이 제일 혐오하는 거짓말 스캔들의 당사자가 된 것이다. 트럼프는 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있어 대통령이 되기에 부적합한 인물이었지만 힐러리의 자충수로 지지율 격차를 좁히며 마지막 선전이 가능해졌다.

힐러리는 진실성에 의문이 있는 인물이었는데 마지막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트럼프의 기존정치권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미국인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고 보인다. 트럼프의 성희롱과 성추행이 과거의 사건으로 이해되고 힐러리는 거짓과 위선의 이미지로 고착되면서 방송토론 후에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고 믿은 힐러리가 역전패의 위기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인은 거짓말하는 정치인을 제일 싫어하는데 힐러리가 거짓말 정치인으로 낙인찍히면서 미국인들이 등을 돌리게 된 것이다.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그가 경제를 살리고 정치를 잘할 것 같아서가 아니다. 도덕적이고 리더십이 뛰어나서도 아니다. 그는 기존의 기득권정치를 타파하고자 하는 정치혁신의 아이콘이다. 오바마라는 소수의 유색인종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위대한 국민임에는 틀림없지만 경제가 침체되고 부패가 만연한 기존의 정치체제로는 미국을 지켜내지 못한다는 위기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미국은 변화를 원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우리나라도 최순실게이트의 여파로 정치체제의 위기를 맞고 있다. 공적업무에 사적인 인맥이 농간을 부린 사건이다. 공과 사를 구분 못하여 이메일 스캔들을 일으킨 힐러리와 박근혜 대통령과 흡사한 경우다. 힐러리는 증거인멸을 위해 이메일을 지우고 거짓말을 반복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수사를 받는다면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도자의 거짓말은 국민을 분노케하는 행위다.

우리나라의 정국은 이제 제왕적 5년 단임 대통령제를 페기하고 분권형 대통령제를 원하는 분위기다. 내각제를 선호하는 정치인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 중에 내각을 구성한다고 생각하면 능력있는 내각을 꾸리기가 어려울 것이다. 내각제라고 하면 왠지 구태의 모습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정치의 개혁이 필요하다. 그냥 개혁이 아니라 전면적인 개혁이다. 기득권정치를 엎어버리고 새판짜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정치 불신이 해소될 것 같다.

거짓말하는 정치인도 퇴출시켜야한다. 불과 몇 년 전의 일에 대해서도 기억이 없다고 하는 머리 나쁘거나 거짓을 말하는 정치인도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한 점 거짓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진흙탕 싸움이 된 미국 대통령선거과정을 잘 보았다. 현행 대통령제를 그대로 시행한다면 우리도 진흙탕 싸움을 보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분권형 대통령제라면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일어났던 권력남용, 부정부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는 대선후보가 나왔으면 한다. 정치권의 새판짜기를 주장하는 후보가 나왔으면 한다. 거짓말 하지 않은 후보가 나왔으면 한다.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통합형 후보자가 나왔으면 한다. 국가안보를 우선시하는 후보자가 나왔으면 한다. 이번만큼은 또 영남출신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개혁을 소망한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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