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3주년 추모식... 문재인·심상정 박수, 안철수 야유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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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3주년 추모식... 문재인·심상정 박수, 안철수 야유받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7.04.16 2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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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정부합동분향소 2만여 명 추모객 몰려... 대선후보들, 새로운 대한민국 역설
"현철이, 영인이, 은화, 다윤이,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 님과 아들 혁규, 이영숙 님..."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세월호 참사 3주년 기억식(추모식)이 16일 오후 안산시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앞에서 2만여 명의 추모객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4월 16일의 약속' 제목으로 진행된 추모식은 "어떻게 우리 아이들을 수장시켰느냐"는 단원고 희생자 어머니의 울부짖는 영상으로 시작됐다.

이날 추모식에는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등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를 제외한 대권주자들이 총출
동했다.

세월호 추모제 사회를 맡은 박혜진 아나운서는 우리 국민이 진정으로 듣고 싶은 것은 진실이었다"며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행태는 참담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서쪽 하늘에 있나/ 어느 별이 되었을까/ 내 어깨에 내려앉는 이 별빛/ 네 손길인가/ 어느 별이 되었을까/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새벽이 일렁이는 저 바다에/ 사랑하는 내 별이 뜬다/ 지지 않을 내 별이 뜬다." (이건범 작사/ 이현관 작곡)

사회자의 짧은 멘트가 끝나자 세월호 추모곡 '어느 별이 되었을까' '쪽빛의 노래'가 15분 간 둥둥둥 북소리와 함께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

이소선 합창단이 부른 추모곡은 하늘에 별이 되고 쪽빛이 된 아이들을 추모하는 노래다.

특히 백기완 선생의 추모시에 신동일씨가 곡을 붙인 '쪽빛의 노래'는 원통하고 슬픈 가락이 절정으로 치달을 때 북소리가 둥둥둥 더해지면서 애잔함을 더했다.

"이 깜깜한 밤바다에 처박혀졌지만
우리는 죽질 않았다구요
너무나 원통해 너무너무 원통해
원수를 갚기 전 어찌 눈을 감겠어요

온몸의 눈물이 시퍼런 칼이 되어
살인마 그 끔찍한 사기꾼들을
악살 박살 갈기갈기 찢노라니
얼라쿵 캄캄한 바다가 티 하나 없이
해맑은 쪽빛이 되네요

어머니 아버지 벗이여, 한숨을 거두세요
우리 이 썩어문드러진 땅도 발칵 갈아엎구선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쪽빛세상 일구자구요
우리도 한번쯤 천지개벽의 우당탕 울음 같은
쪽빛의 노래, 넘쳐라 불러요 몰아쳐라 불러요
부를수록 맑아지는 쪽빛, 아~ 쪽빛의 노래여."
(백기완 작시/ 신동일 작곡)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또 세월호의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안산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권리를 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제종길 안산시장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추모사가 시작됐다.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의 추모사에는 여러 차례 박수와 격려의 목소리가 나온 반면 안철수 후보의 연설 때는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이따금 야유가 터지기도 했다.

첫번째로 연단에 오른 문재인 후보는 "(세월호 3년은) 아픔이 치유돼 간 3년이 아니라 아픔이 갈수록 커져간 3년이었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며 "세월호의 아이들이 촛불광장을 밝혀준 별빛이 됐다"고 추모했다.

이어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그저 세월호를 덮으려고 했고 국민들 가슴속에서 세월호를 지우려고 했다"며 "그러나 정권교체로 들어설 새 정부는 끝까지 세월호를 잊지 않을 것이고 기억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큰 박수가 터졌다.

"현철이, 영인이, 은화, 다윤이, 고창석,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 님과 아들 혁규, 이영숙 님..."

아홉명의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이 분들을 찾는 일에 최우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새 정부는 곧바로 제2기 특조위를 구성해서 모든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 국회에서 법 통과가 안 돼도 대통령 권한으로 특조위를 재가동시키겠다. 기간제 교사라서 순직에서 제외된 김초원, 이지혜 두 분 선생님도 순직을 인정하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다시 박수가 나왔다.

문 후보는 "노란 리본은 이제 민주주의의 새로운 상징이 됐다. 그리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이정표가 됐다"며 "세월호의 아이들을 잊지 않고 사람이 무엇보다 먼저인 나라, 반드시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큰 박수가 다시 한번 터졌다.

이어 안철수 후보가 무대에 올랐다. 그러자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박수 대신 야유가 터져 나왔다.

안 후보는 먼저 "세월호 희생자들의 안식과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그러자 객석에서는 "거짓말하지 말라"는 반응이 나왔다.

안 후보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 모든 국민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이 되면) 책임질 사람은 반드시 책임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또 김초원·이지혜 두 (기간제) 교사를 언급하며 "반드시 순직으로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승민 후보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보수의 나라도, 진보의 나라도 아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것"이라며 "새로운 나라에서는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심상정 후보가 연단에 섰다. 그러자 박수부터 터져 나왔다.

심 후보는 "세월호가 세상으로 나오는데 3년이 걸렸다. 어둠의 정권을 끌어내리니 세월호가 올라왔다. 세월호가 1700만 촛불을 점화시켰다. 저 깊은 바다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맑은 영혼이 망울망울 떠올라 잠자고 있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다"고 추모했다.

이어 "헌재가 박근혜의 파면 사유로 인용하지 않았지만 우리 국민들 마음 속의 대통령 파면 사유는 세월호"라고 말했다. 큰 박수가 이어졌다.

심 후보는 "세월호를 외면하고는 대한민국이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오늘 자리는 그것을 확인하는 자리다. 세월호는 낡은 대한민국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다리"라며 철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끝으로 심 후보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버텨주셔서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저와 정의당도 기억하고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4명의 대선 후보들의 추모사가 끝나자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다시 무대에 올랐다. 전 위원장은 후보들에게 방금 말하고 다짐한 것을 국민 앞에 지키겠다고 정중하게 약속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네 명의 후보들은 다시 연단 위로 올라 손을 맞잡고 국민들과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오늘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박혜진 아나운서는 "세월호가 돌아오는 것은 진실이 돌아오는 것"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대선 후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자고 말했다.

이어 단원고 5기 졸업생 '수민이와 벨라르떼 성악 앙상블' 내 영혼 바람되어, 함민복 시인의 추모시 낭송, 뮤지컬 배우들이 나와 '마지막 항해' '상록수'를 불렀다.

노래패 '우리나라'와 가수 안치환씨 등의 추모음악 공연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합동분향소 헌화로 세월호 추모제는 마무리됐다.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50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부근 해상에서 청해진해운 소속 인천발 제주행 연안 여객선 세월호가 전복돼 침몰한 사건이다.

이 여객선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 교사 14명, 일반인 104명, 선원 33명 등 476명이 타고 있었다. 배가 침몰하면서 단원고생 250명을 포함해 승객 304명(실종 9명 포함)이 희생됐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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