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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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재인 대통령의 시험대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7.05.1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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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 칼럼리스트)
▲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9일 밤 대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대통령 당선을 자축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선서를 통해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증진,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하였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으로 보면 대통령의 직무에 대한 이해가 어느 사람보다도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야당의 지도자로 있을 때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던 습성이 대통령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한 입장을 보면 외교력과 경제력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북한 핵과 사드배치에 따른 국제관계에서 슬기를 발휘하고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의 노력이 시험대에 올라있다. 대미, 대중, 대일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상황을 맞고 있는바 어떻게 해결하려는 지 국민들은 기대와 우려를 갖고 있다.

준비된 대통령임을 자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배치에 관한 문제를 차기정부에 넘기라는 주장을 해왔다. 자기정부의 수장이 된 지금 어떤 복안을 갖고 있었는지 보여주어야 할 것이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어떻게 유지할 것이며 일본과의 현안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 좋을 지 의중을 드러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위기의 상황을 돌파하는 지혜가 있는 것인지 또 능동적으로 주도권을 갖고 적극적으로 임할 것인지 주변국 상황을 살피며 수동적으로 대처할 것인지도 관심사이다.

문 대통령이 전 정부를 비판하고 외교적 노력에 대해서 마뜩치 않아했던 야당의 실력자 시기에는 분명히 복안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에 복안이 없이 비판했다면 정치적 공세를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겠지만 복안을 갖고 전 정권의 외교를 비판했다면 복안을 내놓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문대통령은 외교든 경제든 뭔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주었기에 기대감이 큰 것이 사실이다.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말해왔고 중국에 대한 사드우려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도 보여 왔다.

그래서 문재인을 믿어온 국민들은 분명히 문재인 대통령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출발은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주기에 충분했다. 파격적인 경호의전과 주민접촉은 신선하게 보였고 총리지명자도 능력 있고 온화한 이낙연 전남지사를 지명한 것은 잘 된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 임명이나 수석비서관 임명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과거의 전력을 문제 삼는 사람도 있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 이해해 줄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앞으로 청와대 참모 인선에서 모질게 구 여당을 비판했거나 구 여권을 상대로 강성을 갖고 감정적으로 과격하게 언행을 해왔던 인사를 임명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야당에서 인정할 수 없는 경우의 인사라면 과거에도 그랬듯이 정쟁의 대상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장관급 인사청문회 대상의 인사에서도 유의해야 할 점이다. 대통령이 임명하고 청문절차를 통과하지 못해도 임명을 강행하면 막을 길이 없다. 과거에도 그런 사례들이 있었으니 야당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적 절차와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재인 정권이라면 피해야 할 문제이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권에 대해서 결코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다. 소통과 협치가 어떻게 이루어 질 지 우려하는 바가 크지만 집권초기의 허니문 기간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적폐세력이라고 규정했던 과거의 발언들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40%의 지지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력이 시험받게 될 것이다. 구 정부와 다르지 않거나 다르게 보이려다가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민의를 따르고 항상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자세는 긍정적으로 본다.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력을 지켜보아야 하고 경제살리기와 청년실업문제가 가장 중요한 대통령의 과업이다. 세월이 지나 '이럴려고 문재인을 뽑았나' 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능력을 보여 주어야만 할 것이다. 대통령의 시험대를 우려와 희망으로 지켜보겠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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